교수들 '번 아웃' 막기 위해 주 52시간 이내 진료 유지 결정
전의교협, '남은 의료진-환자안전 위한 불가피한 조치'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전공의 이탈 및 정부와 의료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과대학교수들은 병원 잔류중인 의료진 번아웃을 막기 위해 주 52시간 이내 외래진료와 수술, 입원진료를 유지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또한 4월 1일부터는 응급 및 중증환자의 안정적인 진료를 위해 외래진료를 최소화하기로 결의했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교수협의회 홍보위원장(고려의대 교수의회 의장)은 21일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지난 20일 전의교협과 전공의, 의대생들이 참여한 회의 의결 결과를 밝혔다.

조 위원장은 “대학병원 전임의와 교수들은 5주간 정신적 스트레스로 심리적 압박과 우울, 불안,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어떤 사람은 일주일 3번 당직을 서야하기도 한다. 당직 서고 나서도 집에서 쉬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나와서 일하고 하면 불면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잔류 전임의, 교수들 중 정신과 질환과 이비인후과 질환을 호소해 치료받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이면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환자가 위험에 노출되고, 심신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상 진료가 어렵고, 교수 순직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위원장은 “정부는 정부대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교수들은 중환자와 입원환자의 안전한 진료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럴려면 현재 교수 등 의료진들을 돌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환자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진료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전의교협은 전공의 및 의대생이 참여한 20일 회의에서 △3월 25일부터 외래진료, 수술, 입원진료 업무를 주 52시간 이내로 유지할 것 △4월 1일부터는 응급 및 중증환자의 안정적인 진료를 위해 외래진료를 최소화할 것 등을 결의했다. 조 위원장은 “이 것들이 모두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사람들이 생명을 다칠까봐 선택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전의교협은 각 대학별로 자발적으로 사직서 제출이 계속 진행중임을 전하면서, 3월 25일부터 각 의과대학별로 시작되는 의과대학 교수들의 자발적인 사직은 현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임을 이해하고, 전의교협은 각 대학 교수들의 선택을 지지하는 입장임을 밝혔다.

한편, 어제 회의에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대한의사협회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조 위원장은 “의협과 상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은 분명하나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어제 회의는 의협까지 4개 단체가 모두 들어온다는 것은 아니었다. 전공의협과 의대협까지 3개 단체만 참여하기로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의협과도 모일 것이고, 지속적으로 협의에 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와 공식적 대화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의협, 전공의, 의대생들과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힘이 있는 쪽에서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가 먼저 대화의 장을 형성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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