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주최 의대증원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발언
구조적 개혁 없이 진행되는 의대정원 확대 비판...필수의료 종사하도록 실질 개혁 촉구
의사 패널들도 알맹이 없는 정부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는 회의적 시선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전성모병원을 다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류옥하다 전 인턴이 녹색정의당이 주최한 의대증원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구조적 개혁 없이 진행되는 의대정원 확대 문제점을 비판하고 전공의들이 필수의료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류 전 인턴은 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류 전 인턴은 "이 자리에 어떤 단체나 직역 대표가 아닌 사직 전공의로 나왔다"며 "우선 전공의들의 움직임은 모두 개인의 판단에 의한 것이고, 집단 행동이나 강대강 대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들이 왜 사직할 수 밖에 없었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의대증원을 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실상 구조적 개혁 없이는 악순환만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류 전 인턴은 "지금 영리화를 가속화하는 의료체계와 정부의 의료개혁 아래에서는 의사를 늘려봤자 근무시간은 그대로인 채 영리 극대화를 위해 기존보다 의사를 두 배로 채용하는 일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류 전 인턴은 "지금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건립으로 6600병상이 확충될 예정이다. 거기에 쓰일 '의사노예'가 필요해서 의사를 증원하려는 것"이라며 "실제 소아전문의는 소아환자 감소대비 증가했는데, 왜 소아외과나 소아응급 세부전문의로 가지 않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픈런이 나오는 이유도 보면 결국 구조적 문제고, 이를 개혁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류 전 인턴은 일부 선배 의사들은 몰라도 전공의들은 죄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정말 필수의료에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류 전 인턴은 "일부 선배의사들이 실손과 연계된 도덕적 해이나 달콤한 회색지대로 갔던 것은 사실이고 정부와 함께 책임이 있다. 선배들의 행위에는 사죄를 표한다"면서도 "전공의들은 죄가 없는 사람들이다. 100시간을 일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고, 이들이 회색지대로 빠지지 않도록 가치기반 보상이 이뤄지는 의료체계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도록 먼저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의사 패널들도 의대정원 확대 찬성 여부는 조금씩 다르더라도, 구조적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표했다.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출마한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지부 대표는 "의사증원 필요성은 개인적으로 밝혔으나, 공공성격의 증원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윤석열 정부이 의대증원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향후 2~30년의 한국의료를 좌우할 수 있는데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이 관철되면 악화시킬 수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연 전국 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은 "실제 필수의료 의사 부족은 느낀다"며 "사실 정부가 증원하는 숫자의 근거는 없다고 본다. 왜 4250명이 아니라 딱 2000명이라고 하면 그 근거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를 발표했는데, 전 정부 당시 단어만 바꿨다. 큰 그림에서 방향 자체는 맞다고는 본다"며 "그러나 빠진 부분이 상당히 많다. 공공관련된 것도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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