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송진원 교수팀, ‘2011~2021년 국내에서 채집된 시궁쥐 180마리 연구’
서울‧제주의 시궁쥐 4.4% 감염…“신·변종 E형 간염바이러스 사전대비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연구팀이 시궁쥐에서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E형 간염 바이러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고대의대(학장 편성범)는 최근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사진> 연구팀(내과학교실 김지훈 교수, 박경민 연구원)이 최근 국내에서 채집된 시궁쥐에서 E형 간염바이러스를 처음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피로‧식욕부진‧황달‧암갈색 소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 감염 시, 전격성 간염과 사망 등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형 간염바이러스는 파슬라헤페바이러스만이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설치류가 매개하는 로카헤페바이러스에 의한 E형 간염 환자가 홍콩‧스페인‧프랑스(인도 여행력)‧캐나다(우간다 여행력)에서 보고됐으며 그 병원체인 시궁쥐 매개 로카헤페바이러스는 중국‧홍콩‧인도네시아‧미국‧독일 등에서 발견되며,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도부터 매년 약 400명의 E형 간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3명의 사망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2020년 7월부터 E형 간염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 관리하고 있으나 환자 발생 신고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1~2021년 사이에 국내에서 채집된 시궁쥐 180마리 중, 서울과 제주의 시궁쥐 4.4%가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국내 최초로 발견했다.

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이용해 국내 시궁쥐 유래 E형 간염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을 처음으로 규명했으며, 이 바이러스들이 로카헤페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것을 확인했다.

송진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발견된 시궁쥐 유래 E형 간염바이러스가 최근 홍콩‧스페인‧프랑스‧캐나다의 환자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같은 속에 속하는 바이러스로 확인돼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E형 간염의 낮은 인지도‧표준화 되지 않은 진단법 등으로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 상당수 있을 가능성이 있어 신·변종 E형 간염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학 분야 최상위권 저널인 ‘저널 오브 메디칼 바이롤로지’에 지난 1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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