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 “사태 매우 심각한데 졌잘싸 외치니 어처구니 없다”
내년 전공의 4년차 150명 이탈 반면 1년차 50명 충원 불과...올해도 버티기 어려워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정부가 전공의들의 기피 1순위 ‘소아청소년과’의 지원율이 일정 부분 상승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의료계는 실소를 금치 못하는 표정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최근 진행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지난 7일 오후 10시 발표했다.

복지부는 비수도권 지역의 전공의 지원자가 늘어났으며, 이는 지역별 배정방안(수도권 55.8% : 비수도권 44.2%)이 반영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최근 붕괴 직전에 놓인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전년대비 20명이, 지원율도 9.6%p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는 소아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그간 정부 노력이 일정부분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소청과는 사실상 붕괴 직전으로 심각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치고 있어 황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이번 정부의 발표는 소청과 의사들과 국민을 우롱하는 자위나 다름 없다”며 “현재 소청과 사태가 매우 심각한데 졌잘싸를 외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임현택 회장에 따르면 정부의 말대로 전공의 지원이 일정부분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전국 지역별로 아이들의 전반적인 케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 내년에 전공의 4년차 150여명이 전선에서 이탈하지만 1년차는 50여명만 투입되는 상황.

임 회장은 “지방 일정 수련병원에 1명씩 추가된 것을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교대할 사람도 없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서울대, 서울아산, 세브란스 등 소청과도 올 한 해도 겨우 버텼는데 내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사실상 경기도 남부, 평택, 대전, 세종 등은 전멸인 상황에서 여기 환자들은 또다시 서울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이번 정부의 발표와 소청과 살리기에 그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복지부에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은 소청과 붕괴를 위해 어떠한 대책을 내놨는가”라며 “사실상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이제는 책임을 져야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야심한 시간에 소청과는 물론 의료계 그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황당하고 형편없는 자료를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고 있다”며 “다음 주 중으로 복지부 장관, 차관이 소청과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경질 여부에 대해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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