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연구개발 프로젝트 결론은 '개발 포기'
개발 진정성 의심 받으며 검증 대상 올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끝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순수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관련 이슈이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는 2020년 정점을 치닫다 2021년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다수의 외국산 백신이 상당량 공급되는 데다 중증 환자용 치료제가 나오며 당장의 개발 필요성이 줄어들긴 했다. 무엇보다도 신통한 국산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진척도 별반 전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산업계 최대 이슈가운데 하나였다. 초창기에 비해 경제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의 장기적 대응 차원에서도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물론 일부 성공사례도 있다. 백신 및 치료제에서 각 1개 품목씩 성공 사례를 남겼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그들이다. 렉키로나주는 항체치료제 로서 경제성 등에서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스카이코비원은 인도적 차원의 외국 기술 및 자금지원에 힘입은 바 적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성공은 우리 역량이 한 단계 나아갔음을 증명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과 관련,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식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이었다. 본지 집계에 따르면 개발이 한창일 당시인 2020년 9월 기준 총 49개 기관 54개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백신개발이 12곳 기업 12건, 치료제 개발 16곳 기업 18건, 약물재창출 15곳 기업 15건, 의료기관 임상 6곳 6건, 대학병원 8곳 8건 등이었다. 그러나 2022년 12월 중순에 이른 현재 일부 해외 임상 소식 등이 간간히 눈에 띌 뿐 별다른 개발 소식을 전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과연 그동안 제대로 된 개발이었는지에 대한 회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중단 제약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산 치료제와 백신이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기대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그 기대감을 이용해 사익만을 추구했다면 대국민 사기행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산업계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 필요성에 대한 일부 공감이 있을 정도였다. 사실 코로나 초기 국내 산업계 R&D 핵심기업들은 치료제든 백신이든 개발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려했다. 짧은 기간 내에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기란 불가능하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언급이든 자칫 헛된 기대를 줄 수 있으며, 결국 신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이같이 개발 초창기의 주요 제약기업들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반응이 소환되며 개발에 나선 기업들 일부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국내 기업들에게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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