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복지사회 향한 100년의 여정…“향후 보건의료 집중조명도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우리나라의 지난 100년 동안 국민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한 정책이 복지가 반이었다면, 나머지 반은 의료의 몫이었다.

공공의료와 년도별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등 의료의 역할이 복지정책을 뒷받침해온 큰 축이라는 것.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월 29일부터 10월 21일까지 국가정책정보협의회와 국립세종도서관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복지사회를 향한 100년의 여정’ 전시회에서는 이같은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를 총괄기획한 보사연 복지국가연구단 조성은 연구위원<사진>은 “지난 100여 년 간 경제 부문의 압축 성장만큼이나 보건복지 정책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성장해 왔다”며 “이를 한 눈에 보여주면서 왜 복지사회를 지향해야하는지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보건복지 정책의 100년사를 조망하고, 정책 발전에 계기가 된 주요 역사적 사건을 소개해 보건복지에 관한 국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으며, 이번 전시는 △보건복지 100년사 △우리에게 힘이되는 보건복지 △숫자로 비교하는 보건복지 △보사연 상영관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조 연구위원은 “100년이라는 방대한 시간을 간결하게 함축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쉽게 전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모자보건사업이 가족계획과 밀접하게 진행돼 비중이 커 전시회 앞쪽에 들어갔고, 저출산고령화 문제 역시 사회정책에서 중요해 참여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숫자로 비교해 보는 보건복지’에서는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 노령층 인구 추이, 아동 및 노인 빈곤율, 우리나라 기대수명에 대해 그래프를 통해 시각적으로 소개했으며, 체험 코너를 통해서는 단어 맞추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정리해 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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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분야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공급과 의료보험 도입부터 건강보험의 시기별 정책을 통한 건강보장 확대를 보여주는데에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에서 보건의료 분야에서 기록된 첫 정책은 ‘무의촌 해소를 위한 공공의료’ 확대 내용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도 일반 국민들은 동네에 의료기관이 없거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병원에 갈 수 없었고, 약국이나 약방에서 약을 사먹는 것이 고작인 상황에서 정부는 무의촌 해소를 위해 1961년 군 복무를 필하지 않은 의사들을 무의촌에 배치했고, 이민신청을 하는 의사에게 보건소장 1년을 거치도록 했다.

1972년에는 수련의사의 수련기간 중 6개월을 무의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법제화해 1970년대 후반까지 지속했으며, 보건소를 중심으로 가족계획과, 모자보건사업, 급성전염병 관리, 결핵 및 나병관리, 농어촌 일차보건의료사업 등 보건사업이 전개됐는데 1960~70년대의 보건예산은 정부 총 재정규모의 1% 수준에 불과하기도 했다.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아파도 걱정하지말아요’라는 슬로건을 통해 전시됐다.

한국의 건강보험이 보장 범위와 수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으며, 국민 의료비 부담이 컸던 선택 진료비 폐지(2018년 1월 1일), 상급병실, 간호간병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본인부담금상한제 등으로 공적 지출은 증가하고 가계 직접부담의료비가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2004~2008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전략(2009~2013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2013~2017년), 건강보험 보장성강화대책(2018~2022년)에 따른 년도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조성은 연구위원은 “전시에서 비교적 작은 공간에 많은 자료를 함축적으로, 대중에게 간결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전시공간이 좁아 내용을 많이 줄였는데, 방문자들은 눈높이에 맞도록 쉽게 설명됐다는 반응도 들었고 체험학습 등에 대해서도 만족도는 높은 것 같다. 100년이라는 긴 기간을 함축적으로 전달했다는 만족감이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자료 정리 과정에서 우리도 몰랐던 60~70년대 사회보장 관련 논의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도 많아 놀랐다. 시간이 흘러 제도화되는 과정이 있어 지금 수준의 보건복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향후 공공의료 등 의료가 중심이 되는 전시회도 기회가 된다면 별도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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