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라토비, 코셀루고, 피크레이 등 허가…환자에게 생존 희망을 의료인에 새로운 옵션 제공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치료 영역에 다국적제약사들이 잇따라 의약품을 개발하고 국내 허가를 받고 있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채워주고있어 주목된다.

한국오노약품공업(대표이사: 최호진)은 지난 19일 BRAF저해제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 캡슐 75mg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BRAF V600E 변이가 확인된 전이성 직결장암의 성인 환자의 치료 시 세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BRAF V600E 유전자변이 양성은 직결장암 환자의 4.7%에서 나타나고 BRAF V600E변이가 없는 경우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BRAF 유전자변이가 있는 직결장암에서의 효능 및 효과를 기반으로 승인된 약제가 없어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승인은 1차 치료 또는 2차 치료 후에 진행된 BRAF V600E변이가 있는 치유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직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오픈라벨, 다기관 3상 임상인 BEACON CRC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에서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은 대조군인 이리노테칸-세툭시맙 기반 병용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 OS 중앙값은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이 8.4개월, 대조군이 5.4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중앙심사에 따른 객관적반응률 면에서도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은 20%로 대조군의 2%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이 4.2개월, 대조군이 1.5개월이었다. 해당 연구에서 비라토비-세툭시맙 병용요법의 예상치 못한 독성은 없었다.

이와 함께 신경섬유종증에도 아스트라제네카가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를 들고 나왔다. 신경섬유종증은 그동안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고, 또 지속된 재발을 걱정해야 했던 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 1형은 17번 유전자에 존재하는 신경섬유종증 1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비정상적 세포 증식이 이루어지며 발생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으로, 발병 시 신경계, 뼈, 피부 등에 발육 이상을 초래한다.

3,000명 중 1명 꼴로 발병하며, 환자의 절반은 상염색체 우성 형질에 의한 가족력에 의해, 나머지 절반은 무작위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2020년 기준 국내 NF1 환자는 약 4876명으로 추산된다.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80%는 인지 및 행동 결함을 경험하며, 약 38%는 ADHD, 21~40%는 자폐 증상 등의 문제 행동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악성신경교종 및 위장간질종양(GIST), 갈색세포종과 같은 신경내분비 종양으로 이어질 확률도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셀루고는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에 사용할 수 있으며 권장 용량은 1회 25mg/m2로, 하루 2번 공복에 경구 투여한다.

코셀루고는 만 3세 이상 신경섬유종증 1형 소아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SPRINT 2상 임상 시험에서 전체의 68%(34명) 환자가 종양이 20% 이상 줄어드는 부분 반응을 나타냈고, 이 같은 반응의 지속 시간 중간값은 7.2개월로 나타났다. 3년 F/U 시점에 질병 무진행 생존 비율은 비처치 시 일반적으로 15%이나, 코셀루고 처치 시 84%에 달했다.

그리고 전체 환자 중 62%는 용량 조절 없이 복용을 유지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사례는 1, 2단계의 위장 증상(메스꺼움과 구토, 설사)과 무증상 크레아틴인산활성효소 농도 증가, 여드름 형태 발진, 손발톱 주위염이 나타났다. 이상사례로 인해 복용량을 조절한 환자는 28 %(14명), 복용을 중단한 환자는 10%(5명)였다.

환자들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만큼, 코셀루고는 희귀 질환 치료제로서의 가치를 국내에서도 도입 시급성을 인정받아 빠르게 허가 받았다. 코셀루고는 기존에 치료법이 없어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대한 질환의 치료제로 평가받으며 2020년 10월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 되었고, 2021년 5월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가 보유한, 가장 흔하게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로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유방암 환자는 예후가 나쁘다. PIK3CA 유전자 변이로 인한 PI3K 신호전달경로의 과도한 활성 탓에 유방암의 기본적인 표준치료인 내분비요법에 내성이 생기기 쉽고 종양 성장이 촉진된다.

PIK3CA 유전자 변이에서는 그동안 치료제가 없었지만 최근 한국노바티스 피크레이(성분명:알펠리십)가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IK3CA 유전자 변이 양성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에 해당하는 폐경 후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경우 플베스트란트와 함께 치료제로 쓰는 조건이다.

피크레이는 PI3K(Phosphatidylinositol-3-Kinase) α 특이적 억제제로, PIK3CA 유전자 변이로 인한 PI3K-α의 과활성화를 억제해 PI3K 경로의 과도한 활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그동안 근본적인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 희귀난치성 질환, 특이 유전자 질환 등에서 치료제가 개발, 허가를 받고 있어 환자들에게는 생존 희망과 의료진들에게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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