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지역 보건소서 주사기 공급 일정 불확실 안내…위탁기관 “백신은 있는데 접종 불가 황당”
일반주사기 사용도 안내 왜?…의료계 일각 “당장 백신 접종 멈춰야”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오는 27일부터 65∼74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LDS 주사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A구 보건소에서는 당초 지난 24일 LDS 주사기를 배송하기로 했으나 전국적인 수급 문제로 배송이 어렵다는 점을 접종 위탁기관에 안내했다.

게다가 이미 접종 예약인원에 따라 백신은 도착한 상황에서 주사기는 언제 배송될지 불확실하며, 앞선 예약인원보다 적은량의 주사기가 배송될 것이라는 입장까지 전달한 것.

이에 의료계 내부적으로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정부에서는 ‘9월에도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주사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에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위탁예방 접종사업을 불과 몇일 앞두고 주사기도 배분받지 못해 당황스러울 뿐”이라며 “정부는 전시상황에서 군인들에게 총은 배급하지 않고 총알만 준 꼴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는 단순하게 국민을 안심시키고자 9월에도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언급했지만 정작 주사기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보다 신중한 발표와 동시에 실제 접종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지원에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의료계 내부적으로 서울 A구 보건소의 이번 LDS 주사기 공급 안내와 관련 더욱 큰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보건소에서 ‘최악의 경우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접종의 경우 위탁의료기관이 보유한 일반주사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일반주사기’ 사용이다. 일반주사기는 현재 백신 부족현상에서 잔여분을 활용할 수 없는데다 확실한 백신량의 조절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본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구했지만 LDS 주사기를 구하지 못해 백신을 폐기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한국에 주사기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일반주사기는 백신량을 제대로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면역형성이나 부작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백신이 있더라도 LDS 주사기가 없다면 접종을 즉각 멈춰야한다”고 설명했다.

백신량이 적으면 면역형성이 제대로 안될 수 있으며, 되레 과할 경우 부작용 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접종을 멈춰야할 상황에서 보건소가 일반주사기 사용을 언급하는 것부터 어이가 없다”며 “일반주사기 사용이 질병청과 논의는 된 것인지부터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만약 복지부나 질병청에서 일반주사기 사용을 보건소에 주문했다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백신 공급에 유난스럽게 군인을 투입해 배송하는 퍼포먼스보다 백신 관련 업무 관계자부터 명확하게 교육시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