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원인 연구로 제29회 톱콘안과학술상 수상
"임상발전·의료기기개발로 이어지는 연구 주력" 다짐

[의학신문·일간보사=최용 의대생 인턴기자] “안과연구를 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꼭 받고 싶어하는 톱콘안과학술상을 받기에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만 이번 영광스러운 수상이 더 발전된 연구에 대한 강한 동기유발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안구건조증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상적인 다초점인공수정체를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해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본사가 주관하는 제 29회 ‘톱콘 안과학술상’을 수상한 황호식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사진)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상 소감과 향후 노안 극복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호식 교수는 안구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마이봄샘 기능장애에 관한 연구를 수행, 세계적인 안과학 잡지 'The Ocular Surface' 2020년 11월호에 발표한 ‘눈꺼풀 가장자리 이상소견과 마이봄샘 소실과의 관계’에 관한 논문으로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 논문은 마이봄샘(지방을 분비하는 샘으로 눈꺼풀에 위치) 기능장애의 진단에 이용되는 눈꺼풀 가장자리 소견과 마이보그래피(마이봄샘촬영)로 확인 할 수 있는 마이봄샘 소실의 관계를 세계 최초로 밝힌 연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안과 의사들은 마이봄샘 기능장애의 진단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쉬운 연구는 아니었다. 황 교수는 “눈꺼풀가장자리 이상이 있는 바로 그 위치의 마이봄샘을 촬영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라며 연구의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황 교수는 그가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적외선 마이보그래피 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시간 동영상으로 눈꺼풀가장자리와 마이봄샘을 촬영하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SCI(E) 저널에 54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이가운데 14편이 '마이봄샘' 연구여서 한우물을 파온 노력을 알수 있다. 그런 결실로 이미 국내와 학회에서 27번이나 학술상을 받았으며, 정부기관 및 단체에서 10여차례나 연구비를 지원받는 성과를 거뒀다.

황호식 교수가 쌓아 온 연구 개발 성과는 논문외에도 상당히 많다. 특히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임상현장과 일상 생활에서 ‘한 단계 더 높은 경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6년에는 각막이식수술 중 각막난시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과용 수술 현미경’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특허를 얻은 안과용 수술현미경은 일반 안과용 수술현미경에 원형의 LED(Light-Emitting Diode) 광원을 부착하고 컴퓨터가 환자의 각막 위에 맺힌 반사 영상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각막난시의 방향과 크기를 계산한다. 수술 후 각막난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황 교수가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길안내 시스템은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술 중 하나다. 시각장애인이 카메라, 헤드폰, 마이크가 장착된 특수 안경을 착용해 카메라로 얻은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분석, 사용자가 각종 장애상황을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각장애인의 보다 독립적인 이동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황 교수는 ‘이상적인 다초점인공수정체’의 개발을 목표로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최근 다초점인공수정체의 광학적 기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연구에서 소형 모델눈을 개발하여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초점인공수정체들을 삽입하고 먼 거리와 근거리의 물체, 밤거리 등을 촬영하여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들에게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넘어 황 교수는 이렇게 객관적으로 확보한 데이터와 타 대학 공과대학과의 협동연구를 통해서 원거리와 근거리가 모두 잘 보이고 빛번짐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렌즈를 개발하는 연구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황교수가 연구의 산물로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특허등록' 건수가 27건이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이렇듯 연구 생활에 매진하는 황 교수가 생각하는 ‘앞으로 안과학이 바라보는 방향’은 어떨까? 황 교수는 “각막 윤부줄기세포 결핍에 의한 각막혼탁의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려운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각막이식, 줄기세포치료법의 개발이 차후에 외안부 연구에서 추구해야할 발전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의 의료인은 기존의 임상의와 달리, 의학의 전문성을 가지고 여러 분야와 융합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나가야 할것”며 연구의 세계에 뛰어드는 후학들에게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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