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에크모 통한 ECPR,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등 진행

조선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처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과정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개원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40대.남)는 지난 10월 30일(일요일) 배우자와 함께 운동을 하던 중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인근 병원을 방문하여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근경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차 진료한 병원은 지체 없이 환자를 구급차를 이용해 조선대병원으로 이송하였는 데 달리던 구급차 안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

긴박했던 상황이였지만 구급차에 동승한 김모씨의 배우자도 의사였기에 바로 긴급 심폐소생술인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실시했고, 구급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대병원에 도착했다.

조선대병원은 CPR은 환자의 멈춘 심장에 충격을 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처치이며,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은 4분으로 심정지 상태에서 조치가 늦었다면 회생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고 설명했다.

심정지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조선대병원은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할 준비를 하고 환자가 도착하기 전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순환기내과 등 의료진과 간호사 그리고 체외순환사(에크모 운용 및 관리) 등의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날 오후 6시쯤 조선대병원에 도착하자 응급의학과 선경훈 교수와 의료진들은 응급의료센터 내 소생실에서 30분간 CPR을 시행했으나, 여전히 심장이 뛰지 않았다.

심근경색은 시간을 다투는 질환이기에 함께 있던 흉부외과 정재한 교수, 배대양 체외순환사는 응급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지체하지 않고 바로 에크모를 활용해 ECPR을 시행했다.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란 폐나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의 피를 밖으로 빼내 산소를 넣어 몸에 재주입하는 장치로 혈중 산소포화도를 높여주고 체내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인공 폐, 인공 심장 역할을 하는 치료 장치이다.

다행히 대퇴정맥에서 피를 뽑아 대퇴동맥으로 넣어 주며 ECPR을 시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적으로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환자는 심장혈관센터 혈관촬영실로 옮겨져 응급으로 순환기내과 박근호 교수의 집도하에 관상동맥 좌전하행지에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Stent) 삽입술이 이뤄졌다.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은 뇌혈관과 신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선대병원 의료진은 김모씨에게 저체온요법으로 뇌 기능을 돕도록 유도했고, 지속적 정정맥 혈액투석여과법(CRRT)을 통해 신장의 기능을 돕도록 조치했다.

치료적 저체온 요법(Therapeutic hypothermia)은 심정지 환자에서 심폐소생술 시행 후 자발순환이 회복되었을 때 중심체온을 32℃~34℃ 정도(정상 체온은 약 36.5℃)로 유지시켜 뇌의 소생을 돕는 치료법이다.

다음날 31일 환자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전실 됐고, 이틀 후인 11월 2일 심장이 스스로 제 기능을 해 에크모를 이탈하고 11월 4일 일반병실로 전실해 건강을 회복하고 11월 10일 조선대병원에 도착한지 11일 만에 퇴원했다.

김모 씨의 경우 초기 응급조치가 잘 이뤄졌기 때문에 뇌 손상 등 별다른 합병증은 없었고, 영양상태도 좋아 빠른 기간 안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조선대병원에서는는 “환자의 심정지 발생과 동시에 심폐소생술이 지체 없이 이뤄졌고, 조선대병원으로 빠른 전원이 이뤄져 CPR, 에크모를 통한 ECPR,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등이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졌기에 귀중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함께 받은 저체온요법과 지속적 정정맥 혈액투석여과법(CRRT)도 뇌와 신장의 손상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상홍 병원장은 “조선대병원은 권역 내 최상위 의료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응급의료를 선도하는 조선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대병원은 작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 받고 올해 4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으며, 응급의학과, 정형외과, 외과, 내과, 흉부외과 등 진료과들의 유기적인 협진체제를 통해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기관이자 재난거점 병원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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