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누적 적립금 바닥…국고 1,500억 긴급수혈

올 1조9,009억원 지원…5월중 보험료 인상될 듯

정부가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적립금까지 바닥나 기능 마비 직전에 있는 지역건강보험에 대해 지난 3일자로 국고에서 1,5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건강보험 재정은 수입(보험료+국고지원)보다 지출(보험진료비+관리운영비)이 3,500억원 이상 많았으나 적립금(3,995억원)을 풀어 병·의원에 진료비(급여비)를 지급했었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해 12월분 건강보험료가 아직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평균 137억~217억원의 병·의원 진료비 청구가 계속 들어와 6, 7일경 지역건강보험 재정 파탄이 확실시됐었다.

이에 따라 복지부와 공단은 국고에서 1,500억원을 예정보다 빠른 3일에 지원받아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금년도 지역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규모는 1조9,009억원이며, 정부는 이중 전체 국고지원액의 70% 가량을 상반기에 집중 배정함으로써 지역건강보험 파탄을 막을 계획이다. 〈표 참조〉

◇2001년 지역건강보험 재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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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보험료 2조 9,315억원
국고지원 1조 9,009억원
기타 930억원
계 4조 9,254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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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보험급여비 5조 5,516억원
관리운영비 4,107억원
기타 507억원
계 6조 130억
당기수지 △1조 876억원
적립금 △1조 2,31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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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적자액(작년 12월 보험료 인상분을 제외한 재정추계)

당초 복지부와 공단은 지역건강보험이 작년 5,437억원의 당기적자를 내면서 적립금을 모두 손실함으로써 연초부터 1,442억원 정도 재정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으나 의료계 파업사태로 인해 환자들의 병·의원 이용횟수가 감소하는 바람에 적자규모가 줄게 됐다.

이런 점을 감안해 공단측이 보험료 특별징수반을 설치, 작년 9월 88.6%이던 건강보험료 징수율을 10월 이후 97.5%로 상향 조정하는 등 관리운영비 절감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급여일수가 연간 365일로 확대된데다 병·의원을 자주 찾는 노인인구가 늘면서 진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지역건강보험은 올 상반기중에 또다시 재정난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공단 관계자는 “향후 보험재정이 파탄날 경우 병·의원 운영의 차질은 물론 극단적인 경우 환자의 병·의원 이용이 제한될 수도 있는 엄청난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국민보험공단, 국민들의 건강보험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보험료를 적게 내고 진료혜택을 적게 받는 저부담·저급여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이처럼 바꾸기 위해선 국고지원과 함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복지부와 공단측은 올 하반기에 지역건강보험이 3,7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늦어도 5월중 건강보험료를 두자릿수 이상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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