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 1년 생존율 18% 향상-고용량 투여시 효과

서울대병원 정재민 교수 개발한 HDD 제제 적용
싱가폴 순드램 박사, '1상 임상결과' 발표


국내 의학자가 개발한 방사성의약품이 간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임상결과가 제기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싱가폴 종합병원 펠릭슨 순드램 박사는 최근 서울대병원 핵의학교실에서 주관한 세미나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HDD의 1상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1년 이상 생존율이 18%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에 사용된 HDD(Hexadecyl Diamine Dithiol)는 2001년 9월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정재민 교수가 간암의 중재적 시술에 사용되는 '리피오돌' 조영제에 '방사성레늄'을 표지해 개발한 방사성의약품 제제로 당시부터 세계 핵의학계의 주목을 받던 약물이다.

이에 순드램 박사는 방사성레늄 약물이 기존 방사성요드 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감마선 방출이 적으며 베타선이 강해 간암에 치료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아래 HDD에 대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원한 이번 임상 연구에는 싱가폴을 비롯한 베트남, 몽고, 콜롬비아 등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정도로 진행된 간암 환자 22명이 선발돼 실험적으로 저용량만 투여됐다.

연구결과, 간암에만 방사능이 선택적으로 축적되고 다른 기관에는 거의 섭취되지 않아 부작용이 극히 미비했으며 1년 이상 생존율도 18%가 되는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순드램 박사는 "앞으로 용량을 높여 2상 임상시험을 실시할 경우 기존 방사성요드로 표지한 리피오돌 보다 더욱 좋은 효과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며 "HDD 제제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다발생 종양인 간암 치료 분야에 커다란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핵의학계는 방사성의약품의 임상적용과 관련 식약청 등 관련기관의 복잡한 허가를 거치도록 규정한 현행 약사법을 선진국과 같이 병원내 임상윤리위원회(IRB) 심의 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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