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치세력화' 등으로 내년 4월 총선 대비

일선 회원과 집행부간 불신·괴리감 해소 평가

 '8만 의사의 생존·자유·희망'을 슬로건으로 지난 11∼12일 롯데연수원에서 열린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는 DRG 문제와 내년도 수가 인상, 국회 국정감사 등 의료계의 당면 과제를 비롯해 대응 전략들이 심도 있게 다뤄져 비교적 내실을 거둔 대회로 평가받았다.

 지역과 직역 대표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8만 의사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별 의사회장과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종 의·정 현안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 형식의 토론회를 가짐으로써 집행부에 대한 괴리감과 불신의 벽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초 DRG 확대 시행을 저지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되었던 이번 궐기대회는 정부의 강행 철회 방침으로 인해 다소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음에 불구하고, 이전의 흩어졌던 회원들의 민심을 추슬러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직역과 직능간의 결속력을 한층 다질 수 있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가장 큰 관심 사항 중에 하나였던 내년도 수가 인상 문제와 관련, 의협의 요구안과 정부에서 생각하고 있는 마지노 선에 초점이 맞춰졌고, 따라서 11월로 예정되어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의·정간의 정상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다.

 신창록 보험이사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자체 중간 연구 결과 약 10.4%의 인상 요인이, 그리고 인제대학에 의뢰한 연구 용역 결과에는 약 12% 정도의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의협의 내년도 수가 인상 요구율은 두 자리 숫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아울러 김재정 의협회장은 답변에서 "올 상반기 예상되는 기본 적자율 3.57%을 포함해 내년도 의원급 적정수가 조정률을 두 자리 숫자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나, 현재 건정심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고려할 때 순조로운 수가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난항을 거듭하다가 예년과 같이 정부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의사의 정치 세력화' 문제와 관련해 변영우 대외기획특별위원장도 "의협이 정책단체로의 대외적 위상 제고를 위해 내년 4월 총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중"이라며 "이를 위해 의사출신 국회의원 당선지지, 의협 입장에 반하는 의원들 낙선 운동 전개, 각 정당 및 국회의원들 공약 사항에 의협 입장과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의 의정 현안에 대해 김재정 회장은 "지난 8월의 전산심사와 최근의 DRG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의료계의 합리적 요구에 대해 정부가 대화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의료사회주의 의도가 이 땅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의협을 중심으로 모든 회원과 의료계가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해 김 회장은 "각 해당 보건복지위원 마다 충실한 자료 준비와 연구, 정책 질의 등으로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달라진 의·정 활동을 펼쳤다"고 언급하고 "소속 위원들의 질의응답에서 DRG 강행 방침 철회, 부당 청구의 개념 정리, 의사의 '의료 행위'에 '투약 행위'를 포함시키도록 한 의료법개정안 발의 등은 의료계의 큰 성과이자 소득이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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