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數 28개로 4배 급증…대학재정 보충수단 전락

핵심 교과목 교육과정-전임교원 임용 법정화 등 필요

 보건대학원의 난립을 방지하고 교육의 질적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정평가제도를 비롯한 교육, 행정적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한의대 보건대학원 남철현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대보건대학원에서 열린 '보건학 박사동우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보건대학원이 최소한의 질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반대학원의 평가기준을 원용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남 교수는 '한국 보건대학원 박사교육의 현실과 개선방안' 연제를 통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으로 높은 수준의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대학원이 학문·이론 위주의 일반대학원과 차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 대학원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1990년대 7개 대학에 머물던 보건대학원 숫자가 2000년 들어 특수대학원 설립허가 완화조치로 2003년 현재, '보건' '임상' '의료경영' '치료' 명칭이 포함된 전문·특수대학원이 4배 증가한 28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무분별한 증설의 이면에는 별도의 소속 교원이나 추가시설 없이 대학원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과 대학재정 보충, 학부생의 입학홍보, 대학의 위상제고 등 대학운영의 경영적 이유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남 교수의 분석.

 따라서 남 교수는 현 보건대학원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의 보건학 석·박사과정 통합 △보건대학원 교수협의회 구성 △특수대학원 전임교원 임용 법정화 △보건대학원간 청강 및 학점교류 △복수 지도교수제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건학 박사의 전공분야별 질적인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핵심 전공과목을 설정해 구체적인 교육목표를 개발하고 학습내용을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미 석사과정에서 적용중인 '핵심교과목 교육과정'(Special Behavioral Objectives)의 확대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남철현 교수는 "보건학의 박사과정은 입학자격범위가 넓고 보건의료인의 학위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점에서 인문, 사회, 자연 등 다른 계열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며 "보건대학원이 주어진 역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선사항에 대한 관련 교수들의 적극적인 검토 조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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