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용 의료기자재·의료진 이해부족 등도 주요 원인

- 세계보건기구 협력세미나서 제기

 여성장애인 10명 중 4명은 경제적, 심리적 부담으로 임신시 정기검진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의료진의 이해부족과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의료기자재 등이 장애인 임산부의 의료시설 이용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재활원 주관으로 지난 27일 오후 서울의대 함춘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성재활의 의료적 접근' 세미나에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심성은 위원은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과 관련해 실질적인 경제적, 의료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협력 정기세미나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심 위원은 "2002년 우리 단체가 실시한 여성장애인의 임신관련 조사연구에서 태아의 장애여부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62.3%만이 '산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다'고 답변했다"며 장애여성의 산전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 '산전관리를 받으면서 불편한 점'에 대한 조사에서는 △비용부담(59.2%) △심리적 부담(45.9%) △이동문제(33.9%) △장애에 대한 이해부족(28.4%) 등의 순을 보여 장애인 임산부가 느끼는 현실적 장벽이 높음을 실감하게 했다.

 실제로, 청각장애인의 경우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척추만곡증 여성은 진찰대에 똑바로 누울 수 없는 어려움, 근육경련으로 다리를 조정하기 어려운 뇌성마비 여성의 불편, 유방암 검진시 기구 특성상 똑바로 서야만 하는 문제 등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의료기자재 등도 장애 임산부들의 불만사항으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 심성은 위원은 "여성장애인 대부분이 임신은 개인의 권리이며 주변의 도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여성장애인을 위한 전문과목 신설과 의료비 감면혜택, 방문간호서비스 등 국가차원의 토탈지원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재활원 척수손상재활 이범석 과장은 이날 척수 장애인의 성상담 실제사례를 소개하면서 △포기하지 말 것 △자신을 사랑할 것 △배우자를 사랑하고 대화를 많이 할 것 △성생활에서 성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전환 등의 '성공적인 성생활을 위한 4가지 비결'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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