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한방병원·고대교수팀 개발





화병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평가, 치료프로그램 개발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는 '화병진단면접지'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화병은 한국의 문화관련증후군으로 미 정신의학회에 보고될 만큼 독특한 양상을 가지는 장애로 우리말 그대로가 질병명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화병이고 어디까지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인지 분간이 어려웠으며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발병률이 더욱 증가될 수 있어 진단 기준과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의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이에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가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정신과 이민수 교수, 고려대 심리학과 권정혜, 박동건 교수와 함께 화병진단을 위한 표준화된 면접지를 만들어 최근 열린 한국심리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김종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우선 기존의 연구와 전문가 그룹의 토의를 통해 먼저 화병의 진단 준거를 제작했다. 이어 진단 준거를 기초로 화병의 표준화된 면접지와 화병척도 설문지를 제작,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화병클리닉의 환자와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정신과 우울증 센터의 환자 총 55명을 대상으로 검토해 이중 타당성이 높은 항목을 선별했다. 마지막으로 예비연구를 통해 작성된 면접지를 기초로 환자들에게 실시했다.

연구의 신뢰도 검증은 환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정도의 간격을 두고 다른 면접자가 면접지를 실시해 산출했고, 타당도 검증은 임상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의 차트 분석을 통한 진단의 상호 일치도를 점검하고, 다시 이 자료와 면접지에 의한 진단의 전반적인 일치도를 검토했다. 그 결과 신뢰도는 88%, 타당도는 84%로 각각 상당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김종우 교수는 "화병에 대한 표준화 된 진단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한방신경정신과와 양방정신과, 그리고 심리학과가 공동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면담도구를 개발, 화병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평가, 그리고 치료프로그램 개발의 기초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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