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료약 자급도 16% 불과 - 콜드 체인 산업 대표정책 부재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분석…국내 공급망 강건성 유지하면서 글로벌에 합류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국내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산업에 대한 대표 정책 부재 등 국내 공급망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동향 보고서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공급망 현황 및 시사점(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신산업실 권요성)’에서 이 같은 분석이 이뤄졌다.

보고서는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며 바이오의약품의 공급망 강건성 유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공급망은 R&D, 임상, 원료공급, 최종 생산 등으로 이뤄지는 글로벌 단위 요소별 운영 측면과, 각 요소를 연결하는 콜드체인 의약품 물류 측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러한 공급망을 위기 상황에서도 유지한다면 이는 공급망이 강건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로벌제약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공급망 취약점이 발견돼 위기를 맞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과 임상에 집중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원료의약품(API)과 완제의약품(FDF)의 제조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면서 코로나19 사태나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환경 변화가 발생했을 때 공급망 한 부분이 취약해지며 의약품 전체에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공급망 진단으로 제네릭을 별도로 분석한 만큼, 바이오시밀러 역시 요소별 전략을 별도로 수립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가 미국 의약품 공급망 조사를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는 의약품과 제네릭의 API와 FDF 측면에서 의미 있는 공급망 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국내 원료약 통계 수치에도 드러난다. 2008년 약 1조 2183억원이었던 생산액은 2017년 약 2조 8070억원까지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원료약 자급도는 21.7%에서 35.4%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감소추세로 돌아서 2019년에는 약 2조 4706억원까지 하락했다. 국내 자급도는 16.2%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전체 의약품에 대한 API 자급도를 27% 수준으로 추정했음을 감안하면, 향후 공급망에 균열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보다 자급도가 낮은 우리나라는 심각한 상황에 놓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제네릭에서 공급망 문제가 크게 대두된 것을 감안할 때, 국내 바이오산업 주력 중 하나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역시 공급망 문제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자는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에서 공급망을 유지하고 강건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포함되는 것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공급망을 국내를 기준으로 한 전략과 글로벌 기준으로 공급망 참여 전략을 구분하는 반안 역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콜드체인 산업 측면에서는 아직 국내에 대표적인 정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현재 국토부의 물류산업 방안, 농림축산식품부의 로컬푸드 확산 3개년 계획(저온유통체계구축),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스마트화전략(스마트 유통 시스템 구축) 등 부처별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의약품에 관한 콜드 체인 정책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향후 바이오의약품 산업 성장으로 인한 유통 규모 확대와 의약품 콜드 체인의 품질관리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정책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