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예접위는 ‘괜찮다’지만…의료진‧환자, ‘접종 거부감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가 독감 백신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동시 접종을 추진한다.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와 접종 대상자 사이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어 독감 NIP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 기존의 다른 백신과 최소 14일 간격으로 접종하던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백신과의 접종간격에 관계없이 접종이 가능토록 결정했다.

정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고정된 접종 간격(2주)를 두게 되면 다른 예방접종일정이 미뤄지는 악순환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영국에서도 타 백신접종과의 접종간격으로 인해 접종이 연기되는 것을 우려, 접종간격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지난 6월과 7월에 변경한 점에 근거를 뒀다.

이는 기존의 백신 플랫폼이 아닌 mRNA 기반 백신도 함께 포함된다. 화이자는 최근 자사의 mRNA 백신을 다른 백신과 접종간격을 두지 않고 접종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의료진과 접종자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연일 언론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례가 보도되는 상황 속에서 접종 대상자가 과연 두 백신을 동시 접종할 수 있냐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독감 NIP 대상군이 아닌, 비NIP 대상군에게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만 18~49세 청장년층의 경우 대부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가장 늦게 하는 대상군이면서도 비NIP 대상군인 경우에 해당된다.

즉,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접종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접종자 내원 후 한 번에 접종을 전부 다 진행할 수 있도록 권하는게 보통인데 접종자들이 굳이 부작용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접종하겠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혹여 동시 접종 후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인과관계 입증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동시 접종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건지, 기존 독감 백신 부작용에 근거해 파악해야할지 여러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 소아청소년과 관계자는 “동시 접종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료진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생백신과 사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사례가 많아 그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접종자인데 당사자가 맞지 않겠다고 하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한 독감 백신 제조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시국 속 백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너무 높아 걱정”이라며 “아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의료진은 최대한 변수를 제외하는 방법으로 일정 수준의 접종 간격을 두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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