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소청과-이비인후과 등 다학제 통해 신생아 분만중 수술(EXIT) 성공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고대안암병원이 한 태아가 목에 거대종괴를 가진 초고위험쌍둥이산모의 분만중 수술에 성공했다.

이번 수술은 산부인과는 물론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의 7명이 투입돼 다학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안암병원에 따르면 쌍둥이를 임신한 A씨는 쌍둥이 중 한 명의 목에서 5cm의 혹이 발견돼 임신 29주 째에 내원했는데 2주 후 임신 31주차에 진통이 시작됐지만 그대로 출산할 경우 혹이 있는 아이는 분만 후 숨을 쉴 수 없어 곧바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제왕절개로 출산 뒤 태반이 연결된 상태에서 기도삽관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EXIT시술(Ex Utero Intrapartum Treatment)을 계획했다.

만약 혹의 위치나 크기로 인해 기도삽관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도록 두경부외과 백승국 교수도 옆 수술실에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

아울러 두 아이 모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전문의 허주선, 조한나 교수의 기도삽관을 통해 성공적으로 산소공급을 받을 수 있었고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이는 추후 두경부외과 백승국 교수에게 정밀 검사와 필요시 혹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안기훈 교수는 “혹이 있는 아이가 위치상 먼저 분만을 해야 해서 나중에 분만할 아이까지 마취제의 영향을 과하게 받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지만 각 분야 전문의들이 힘을 합쳐 큰 탈 없이 분만할 수 있었다”며 “산모와 아이들이 잘 회복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허주선 교수는 “태아 MRI상으로는 혹이 기도 자체를 누르고 있는 양상이어서 기도삽관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성공했다"며 “흔치 않은 소생술이었지만 사전에 모든 가능성을 함께 논의하고 대비한 다학제적인 협진을 통해 여러 진료과가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대안암병원은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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