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연세대 연구팀, 대기오염물질과 고위험 임신 연관성 밝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고위험 임신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경희대학교 김주희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강대용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환경관리공단 에어코리아의 대기오염자료를 기반으로 대기오염물질과 고위험 임신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다.

왼쪽부터 김주희 교수, 강대용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고위험 임신은 정상에 비해 임신성 당뇨·고혈압, 조산, 사산 등과 같은 합병증 위험 요소를 가진 것을 의미하며, 임신 합병증은 사회경제적 특성, 유전,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대기오염물질과 임신 합병증 유발에 연관성에 대해 분석이 두루 있었지만 1번의 임신에서 발생하는 임신 합병증의 개수와 대기오염물질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고위험 임신 78만9595건(임신성 당뇨 52만7365건, 임신성 고혈압 3만6590건, 조산 45만5185건, 사산 648건)을 분석했다.

이 결과 1명의 임산부에게서 2개 이상의 임신 합병증이 발견된 경우는 고위험 임신 중에서 2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지면 임신 합병증 종류가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고위험 임산부에게 임신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6개월간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추적하기도 했는데 임신 합병증 발생 위험 비율이 1.06~1.27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산출됐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임신성 당뇨 발생 위험은 1.17배, 임신성 고혈압 발생 위험은 1.08배, 조산 발생 위험은 1.05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주희 교수는 “임신 출산기는 태아의 세포가 성장하고 기관이 발달하기 때문에 임산부의 산소 요구량이 15~20% 정도 증가한다”며 “일반인보다 대기오염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대용 교수는 “대기오염이 생식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대기오염물질을 피하는 등의 임산부 스스로 관리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기오염 정책이 필요하다”고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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