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퀸(Queen)' 리드 보컬인 프레드 머큐리가 91년도에 에이즈로 사망하는 등 90년대에는 에이즈라는 질병에 대한 공포감이 매우 컸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끝없는 연구개발에 '에이즈=사망 선고'였던 것이 이제는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해진 질병으로 됐다.

과거의 에이즈 치료제는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치료제 복용을를 중단하거나 내성이 발생 등의하는 문제가 많았지만 이제는 치료제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전반적으로 상향되며, 부작용이 감소에 복약 순응도도 높아져 졌다.

무엇보다 제약사들의 끝없는 연구개발로 이제는 치료제 한 알이면 에이즈가 예방부터 관리치료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제약사들의 이같은 경쟁을 통해 이제 에이즈 감염인도 ‘불치’의 불가능을 지우고 완치까지 꿈꿀 수 있게 됐다.

세계적으로 에이즈 환자는 줄어든 것에 비해 국내 에이즈 환자들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0년 837명이었던 것이 2019년 1222명으로 늘어나는 등 한국도 더이상 에이즈 청정 국가가 아니다. 특히 국내 에이즈환자들의 감염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최근 1~2년 신규 감염인 중 20~30대가 63%를 차지했다.

◆빅타비-트리멕 '헤드 투 헤드 임상' 결과는?

빅타비와 트리멕은 HIV/AIDS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1489(빅타비로 에이즈 치료를 시작하는 314명의 환자와 트리멕으로 에이즈 치료를 시작하는 315명의 환자), 트리멕을 복용 중이던 환자에서 빅타비 스위칭 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1844(트리멕을 복용하다가 빅타비로 변경하는 환자 282명과 트리멕 복용을 유지하는 281명을 대상)를 진행했다.

두 임상연구를 통해 빅타비는 비교군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두 치료제 모두 내성이 발생하지 않았다

HIV가 억제된 환자 비율을 보는 Study 1489 연구 결과를 보면 빅타비는 92.4%, 트리멕은 93% 였다. 다만 HIV-1 RNA 바이러스 베이스라인이 100,000 copies/mL를 초과한 환자에서 트리멕은 90%, 빅타비 87%의 효과를 보여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Study 1844에서 트리멕 복용 유지군은 95%, 빅타비로 스위칭한 환자 중 94%가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해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Study 1489의 96주 데이터에서 구역질의 경우 트리멕 투여군은 55명(17%)에서 나타났으며 빅타비 투여군 18명(6%)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어지러움증에서는 트리멕 18명(6%), 빅타비 9명(3%), 수면장애는 트리멕 13명(4%), 빅타비 1명(3%)으로 트리멕 수치가 높은 등 이상반응에서 빅타비가 트리멕이 비해 좋은 수치를 나타냈다.

Study 1844에서도 약품관련 이상 반응의 발생률은 트리멕 44명(16%), 빅타비 23명(8%)로 나타났으며 치료중단은 빅타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트리멕은 4명이었다.

반면 체중증가, 콜레스테롤 증가에서는 트리멕이 한발 앞서 나갔다. Study 1489에서 빅타비의 체중 증가 중앙값은 3.6kg이었으며 트리멕은 2.4kg으로 빅타비의 체중 증가가 높았다. 중앙값 비교라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체중증가부분에서는 트리멕이 장점을 보였다.

이같은 체중증가에 대해서 빅타비는 항바이러스 효과와 함께 혈류 속 남는 테노포비르 양을 감소시켜 혈중 ‘신장’과 ‘뼈’ 관련 독성을 줄이는 만큼 체중 증가에 따른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Study 1489의 144주 결과에 따르면 빅타비 복용군의 총 콜레스테롤은 14mg/dL, LDL은 21mg/dL 증가해 트리맥(10mg/dL,14mg/dL) 복용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PRO 도입한 길리어드↔DDI에 집중한 GSK

약물의 효과 향상과 함께 HIV 감염인의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GSK와 길리어드는 HIV 감염인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에 길리어드는 환자중심결과지표를 도입해 환자 삶의 질에 포커스를 맞춘 반면 GSK는 약물상호작용에 집중해 환자들의 장기 복용에 따른 환자 삶의 질을 고려했다.

길리어드는 환자의 관점에서 증상, 기능 상태, 삶의 질 등을 측정하기 위해 환자중심결과지표(Patient Reported Outcome, 이하 PRO)를 도입했다.

에이즈 치료제는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로, 임상연구 등에서는 확인하지 못한 이상반응과 환자가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환자를 중심에 두고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미국 FDA에서도 신의료기술 평가시 PRO를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평가가 어려웠던 치료제로 인한 삶의 질 변화를 환자의 수치화 된 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빅타비는 에이즈 치료제 중 유일하게 PRO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Study 1489, 1844에서 트리멕과 빅타비가 헤드투 헤드 임상으로 비교했다. HIV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Study 1489에서는 빅타비가 트리멕과 비교해 어지러움증, 구역, 수면장애의 유병률이 낮게 나타났다.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1844에서는 빅타비로 복용 변경한 환자들이 트리멕 유지 환자와 연구 48주 시점에서 우울감을 보인 환자의 비율이 빅타비는 23.0%로 트리멕 투여군 30.9%보다 적게 나타났다.

DTG와 BIC의 약물 상호작용 프로파일(DDI)

GSK 트리멕은 에이즈 감염인이 복용하게 될 수 있는 혈압약, 당뇨약, 건강보충제 등과 같은 다른 의약품과의 약물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DDI(Drug-drug interactions)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인의 기대수명이 늘어 비감염인과 비슷한 수준인 오늘날 에이즈 치료제 선택에 있어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 프로파일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전세계 에이즈 감염인 2,389명을 대상으로 한 Positive Perspectives Wave 2 연구에 따르면 에이즈 감염인 중 약 57%는 나이가 듦에 따라 더 많은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에이즈 감염인들의 기대수명이 증가함에따라 에이즈 이외에 다른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리버풀 대학의 자료에 의하면 트리멕의 주요 성분인 DTG는 InSTI 계열의 에이즈 약물 중 다른 약물과 가장 상호작용이 가장 낮았으며(90.5% no interaction), 빅타비는 81.5%이었다.

이에 따라 에이즈 치료에 외에 기저 질환이나 동반 질환으로 인해 타 약물 복용 시 트리멕과 같은 DTG 성분의 에이즈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약물 간 충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빅타비(15.6mm*8mm)는 현재까지 출시된 에이즈 단일정복합제 중 가장 작은 사이즈로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고려했다. 빅타비의 정제 사이즈는 타이레놀 500mg(17.5mm*7.2mm)과 비슷한 정도다.

빅타비와 트리멕 알약 사이즈 비교

반면, 정제 사이즈와 무관하게 약물의 목넘김이 어려운 환자들이 있으며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트리멕을 분할•분쇄해 복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EACS)과 리버풀사이트 등에 따르면 트리멕은 분할•분쇄 후 복용도 가능하지만 , 국내 식약처 허가사항은 아니다.

◆환자 접근성, 개선에 노력하는 길리어드와 GSK

GSK는 모든 에이즈 감염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에이즈 약물을 제공하기 위해 트리멕, 도바토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GSK는 90개 이상의 중저소득국가에서 특허권의 제약 없이 DTG 제네릭을 제조해 판매할 수 있도록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이는 전세계 에이즈 소아 감염의 99.3%, 성인 감염의 90%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 세계 에이즈 감염인의 93.4%에 해당한다.

길리어드는 에이즈 치료부터 예방까지 360도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 에이즈 치료제 단일정 ‘스트리빌드’, 신장과 뼈 독성을 줄여 안전성을 높인 TAF제제와의 조합한 ‘빅타비’, HIV-1 노출전 감염위험 감소요법으로 허가 받은 트루바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에이즈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길리어드 아시아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10개 지역(한국, 일본, 홍콩 등)의 HIV/AIDS 관련 비영리단체를 후원해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차별적인 사회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는 활동을 하며 저소득, 중진국 130개국에 할인된 가격의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나간 빅타비에 GSK 도바토로 반격하나?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 먼저 출시된 치료제는 트리멕이다. 트리멕은 2015년 6월 출시되어 출시 6년차를 맞이했다. 트리멕은 후발 주자로 국내 출시된 지 1년 반 만에 시장점유율 21%를 기록하며 매출 1위를 달성한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InSTI 치료제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경쟁적인 상황 속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인 34%를 기록했다. (2017년 2분기 기준)

길리어드의 빅타비는 2019년 7월 출시 이후 에이즈 치료제 중 가장 최단 시간 내에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다. IQVIA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치료제 판매량에서 빅타비는 출시 6개월 만에 점유율 18%를 달성했으며, 1년만에 31.8%까지 늘어났다.

에이즈 치료제 시장의 바로미터격인 국립의료원에서 길리어드는 빅타비를 앞세워 96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뒤이어 GSK가 77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 빅타비는 71억 7600만원 매출을 올리면서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으며 젠보야 16억 9600만원, 데스코비 6억8300만원, 트루바다 94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GSK는 트리멕이 46억 6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작년 7월에 런칭한 2제요법 도바토가 18억 5200만원을 올리면서 제품 스위칭하는 분위기이다.

또한 티비케어가 6억 2900만원, 키벡사 4억 7500만원, 쓰리티씨정이 1억 6600만원 등 총 77억 8200만원 매출을 올리고있다.

이처럼 2020년 6월 GSK와 비브 헬스케어는 3제요법 트리멕의 핵심 성분인 돌루테그라비르를 기반으로 한 2제요법 치료제 도바토를 국내 론칭하며 재반격에 나서 향후 국내 에이즈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GSK 한국법인 HIV 사업부 박진경 이사는 “트리멕은 높은 바이러스 억제 효과, 내성장벽 및 내약성을 바탕으로 지난 5년 이상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에이즈 감염인들에게 선택되어온 약제”라며 “감염인의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보다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됨에 따라 타약제와의 낮은 상호작용은 트리멕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진경 이사는 "GSK는 최초의 2제요법 약제 도바토 출시를 통해 감염인들의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HIV 사업부 양미선 상무는 “빅타비는 전세계 에이즈 치료제 시장을 이끌어가는 길리어드의 가장 업그레이드된 치료제"라며 "강력한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InSTI) 빅테그라비르와 믿을 수 있는 TAF 백본의 결합으로, 에이즈 환자들에서 내성 발생 위험을 낮추면서, 효과와 안전성은 물론 복용편의성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미선 상무는 “빅타비는 실제 의료진과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료제로, 출시된 지 1년 내에 국내는 물론 주요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블록버스터 약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