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당선인, 회장 선거 초반부터 대정부 실리 가져올 수 있는 협상가적 면모 부각
투쟁 배제 않겠다는 점도 강경성향 표심 흔들어...4월 국회 법사위·5월 수가협상서 역량 시험대 오를 듯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이필수 후보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에 관해, 그간 정부·여당의 의료계 패싱에 지친 의사들이 실리를 취할 수 있는 협상가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실시된 의협 회장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이필수 후보는 2만 3665표 중 총 1만 2431표를 획득해 1만 1227표에 그친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를 총 1204표 차이로 따돌리고 회장에 당선됐다.

이필수 당선인은 당선 직후 소감을 통해 ▲회원 권익보호 ▲9.4의정협의의 완성 등 성공적 대정부 협상 ▲필요시 투쟁에 나서나, 여론의 향배에도 귀를 기울일 것 등을 약속했다.

이필수 당선인은 필요하다면 투쟁에 나서나, 투쟁 이전부터 미리 이기는 협상으로 실리를 취할 것임을 강조했다. 사진은 2018년 문케어 저지 투쟁에 나선 이필수 당선인(왼쪽)과 수가협상에 나선 이필수 당선인(오른쪽)

실제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 초반 열린 각종 합동토론회에서 수가협상단장으로서 노력한 점을 언급하는 등 협상가적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해왔다.

이 당선인은 자신은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부회장임을 밝혀 현 최대집 집행부와 선을 긋는 한편, ‘미리 이기는 협상’으로 대정부 성과를 도출하고 현 집행부의 소모적 투쟁 방식은 지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당선인은 “투쟁 전 합리적 대안을 내세우고 전략적 인내와 설득으로 여론 지지, 동참을 이끈다면 정부도 의료계 주장에 동의할 것”이라면서 “회장이 된다면 소모적 투쟁은 지양하고. 정부와 협력하고 때론 반대할 것은 반대하는 당당한 협상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당선인은 본인이 수가협상단장이던 ‘2020년도 수가협상’ 당시 1%대의 초기 수가인상률을 당·정·청을 설득해 2% 후반대까지 높일 수 있었다며, 대정부 협상력을 높일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이필수 당선인의 전략이, 그간 의료계를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여당과, 목적없는 투쟁·정치적 편향·대정부 협상력 상실 등이 지적되는 최대집 집행부에 지친 의사들을 적절히 공략했다 보고있다.

아울러 필요시 투쟁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도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강경 성향 후보 지지자의 표를 끌어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당선인은 지난 2016년 범의료계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대변인을 맡아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현안에 맞섰다. 2017년에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법안과 보장성강화를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의료계 대정부 투쟁의 최전선에 앞장서 왔다.

이 당선인의 협상가적 면모는 4월 의료법 개정안 법사위 논의 재개 여부와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2022년도 수가협상’을 두고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수가협상의 경우 코로나19로 역대 가장 어려운 수가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냉각기가 유지중인 의정협의체 재개 여부와, 이 당선인이 약속한 9.4의정합의 완성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처럼 당선 직후부터 높은 수준의 대정부 협상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이 당선인이 이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의료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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