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대 졸업 임현택 후보·전남의대 졸업 이필수 후보 결선투표 진출
직선제 실시 후 역대 회장 모두 서울·연세의대 등 수도권의대 출신

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임현택, 기호 2번 이필수 후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1차투표 결과 임현택·이필수 두 후보가 결선투표 오른 가운데, 두 후보 모두 비 수도권 의과대학 출신인 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의협 용산 임시회관에서 실시된 회장선거 1차투표 개표 결과 임현택 후보가 29.68%(7657표)의 득표율을, 이필수 후보가 26.73%(6895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각각 득표율 1·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과반을 기록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두 후보가 자동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주목할 점은 두 후보 모두 지방의대 출신이라는 것. 그간 대한의사협회 역대 회장들의 출신의대를 살펴보면 서울·연세의대 출신들이 대다수였다.

실제 직선제를 도입한 32대 회장선거부터 살펴봐도 32대 신상진 회장(서울의대), 33대 김재정 회장(고려의대), 34대 장동익 회장(연세의대), 35대 주수호 회장(연세의대), 36대 경만호 회장(가톨릭의대), 37대 노환규 회장(연세의대), 38대·39대 추무진 회장(서울의대), 40대 최대집 회장(서울의대) 등 서울·연세의대 출신들이 대다수 자리를 차지했다.

고려의대 출신으로 당선된 김재정 회장이나 가톨릭의대 출신인 경만호 회장이 있긴 하나, 이들을 고려해도 모두 수도권의대에 한정되며, 지방의대에는 여전한 벽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방의대 출신 두 후보가 맞붙는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의료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교 출신 후보 단일화처럼 출신학교 후보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수도권 명문의대들이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는 방증”이라면서 “수도권 명문의대 출신 의사들의 ‘동문 몰아주기’ 결속력이 과거보다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약사회 등 의료계 타 직역단체에서도 특정 대학의 독식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의사사회에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출신성분보다 후보 개개인의 면면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 ‘상대적 강경’ 임현택 후보 vs ‘상대적 온건’ 이필수 후보 대결 구도

결선에 오른 두 후보의 성향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상대적 강경 성향인 임 후보와 상대적 온건 성향인 이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됐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투쟁이 목적이 되어버린 현 집행부의 방식을 지양하고 ‘성과도출’ , ‘실속 있는 협상’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동안의 행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임현택 후보는 각종 의료계 현안에 본인이 나서 직접적인 대응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영유아 건강검진의 기록지보관 및 현지조사 문제점에 항의해 보이콧을 선언해 수가개선 등을 이끌어냈다. 또한 정부 달빛 어린이 병원 추진을 최전선에서 반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19년에는 독감항원검사 급여화에 반대해 심평포럼 현장을 찾아가 장시간 시위를 벌인 적도 있었다. 이처럼 회원 권익 보호에 적극 대응하는 목적에서 다양한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이필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의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 후보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법안에 맞서기 위해 2016년 범의료계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보장성 강화에 맞서기 위해 2017년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계 대정부 투쟁전선의 선봉에 선 경험이 있다. 그러나 수가협상단장과 총선기획단장 등 정부·국회를 상대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협상력을 요구하는 회무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이 후보가 ‘상대적 온건’ 성향이라는 내부 인식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의사면허 제재법안 등이 심의전인 현재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의 성향을 더 높게 평가할 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또한 탈락한 후보 4인의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느 후보게에 향할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자수는 얼마나 증가하게 될 지도 주목할 점이다.

한편, 결선투표 우편투표는 3월 23일부터 3월 26일 18시까지 실시되며, 전자투표는 3월 25일 목요일 8시부터 22시까지, 3월 26일 8시부터 18시까지 진행된다. 결선투표를 마친 뒤 3월 26일 19시 이후 개표 결과에 따라 당선인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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