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좀비처럼 변한다’는 터무니없는 헛소문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모호하게 만드는 이야기까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가짜 정보들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2월 26일부터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가짜뉴스들이 진짜 정보와 섞여 흙탕물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는 관련한 가짜정보를 잡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2월 말 백신 관련 효과성‧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자 권고안을 발표해 허가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유효성을 보장하면서 백신접종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으며, 대한류마티스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등 관련 학회들도 비과학적 거짓 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인플루언서의 활동도 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1주일에 한 번씩 의학적 이슈를 다루고 있으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SNS를 통해 상시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정정하는 글을 올렸다.

정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잇따라 ‘가짜뉴스’에 대한 강경대응을 선언했으며, 실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허위조작정보 유포행위 엄정 단속, 방송통신위원회의 허위정보처 차단 및 신고게시판 운영 등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는 상당하다.

특히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는 ‘백신 좀비설’, ‘백신 전자칩’ 같은 명백한 가짜뉴스에 비해 백신 효능 및 안전성과 안정성에 대한 불안은 의학적 설명이 수반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가짜뉴스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적인 플랫폼의 부재가 크게 다가온다.

질 나쁘고 자극적인 가짜 정보는 빠르게 퍼지고, 정확한 정보전달은 산개해 있고 의료계‧정부 및 언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퍼지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언론에서는 가짜뉴스가 아니더라도 속보 경쟁으로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백신 이상반응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거나, 불분명한 인과관계, 정치인의 비과학적 언급을 여과 없이 싣는 등 정보전달에 혼선을 주어 의료인과 국민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를 선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가짜뉴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올해 초부터 방통위가 지원하고, 방송기자연합회 등에서 운영하는 팩트체크 전문사이트인 팩트체크넷(www.factcheck.or.kr)을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여타 시사이슈와 함께 섞여 있고, 수많은 가짜뉴스와 이에 따른 팩트체크를 반영하기에는 통합 정보창구로써는 아직 미흡해 보인다.

관계자 대부분이 가짜뉴스-팩트체크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는 상황에서 팩트체크넷을 대대적으로 손을 보든, 새로운 통합플랫폼을 수립하든 정부와 의료계 언론 어디에서든 부끄럽지 않게 내세울 수 있는 정보 제공처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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