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곳 두 자릿수 성장 반면 차 상위(4~7위)권 역성장 부진 '눈길'
대다수 제약 코로나19 피해 못 비껴가, 수출 등 타격 건기식 등으로 만회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코로나19가 일부 제약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정적 이었다. 대다수 상위 기업들은 수출 등 부진으로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달리 속 내용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모든 기업들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추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의약품 외 건기식 중심의 자회사의 선전으로 부진을 만회하는 기업도 있었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 매출상위 10곳 제약에 대한 2020년 영업실적(추정치)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들은 총 10조 2029억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4%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632억으로 8.61%, 당기순이익은 4970억으로 69.90% 각각 성장했다.

최근 몇 년간 상위권 기업들이 5~6% 매출성장의 ‘박스 권’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도 평균작 정도는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별로 보면 종근당의 초강세 속에 톱3가 나란히 두 자릿수, 또는 근접한 호성적을 기록한 반면 4위~8위까지 역성장 또는 역성장에 가까운 부진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9~10위권은 준수한 성장을 나타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예년 해당 기업 실적만 집계하는 개별재무제표와 자회사 실적까지 함께 집계하는 연결재무제표가 반분돼 있었는데 이번에는 연결로 통일됐다.

상위권 기업들의 지난해 전반 실적은 종근당을 제외하곤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자회사의 호성적에 힘입어 전반적 성장세를 보이는 곳도 있었고, 반면 자회사 부진으로 침체를 더한 기업도 있었다.

매출 1위 유한양행의 경우 1조 6198억 매출로 9.42%의 준수한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 842억 572.16%성장, 당기순이익 1904억 420.02% 성장의 빼어난 실적을 거뒀다. 유한의 성장은 신약개발 성과에 기인했다. 기술수출에 따른 수익이 지난 한해동안 무려 1555억으로 전년 대비 570% 성장했다. 여기에 생활용품 부문이 1425억 매출로 23.1%성장하며 받쳐 주었다. 반면 주력인 약품사업은 1조 1126억으로 0.5%성장에 그쳤고, 해외사업은 1560억으로 오히려 –24.1% 역성장 했다.

GC녹십자의 경우 1조 5041억 매출로 전년보다 10.83% 증가했다. 주력 백신 사업의 내수 및 해외 실적 모두 견고하게 성장했고, 연결 종속회사들도 실적 호전세가 이어졌다. 백신 사업이 매출액 상승률 20.4%를 보이며 큰 폭으로 성장했고, 소비자헬스케어 부분의 경우 1년전보다 40.4% 외형이 커졌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포함한 현장진단(POCT), 혈액투석액 사업 분야에 집중해 연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GC녹십자랩셀은 주력 사업인 검체검진사업 부문의 성장세와 기술 이전료 유입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8% 증가한 856억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가장 빼어난 실적을 거뒀다. 1조3030억 매출로 20.72%의 고성장을 이뤘고, 이익률 역시 60~70%대 성장의 호성적 이었다. 주력제품이 만성질환 치료제로 구성돼 있어 코로나 피해를 비껴갔고, HK이노엔과 협업 판매중인 항궤양제 케이캡, 화이자와 협업 판매중인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주의 선전이 힘이 됐다.

1~3위권이 이같이 호성적을 거둔 반면 4위~8위권 기업들은 부진을 겪었다. 광동제약은 1조2437억 매출로 0.45%성장으로 제자리에 머물렀는데 이익률에 있어선 호조를 보였다. 영업이익 465억 11.4% 성장, 당기순이익 904억 70.6% 성장이었다. 영업 및 마케팅비용 절감으로 판매관리비가 감소했고, 종속회사의 금융자산평가이익 반영에 따른 금융수익 증가가 그 원인 이었다.

한미약품은 1조 750억 매출로 -3.39%의 역성장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이나 당기순이익도 큰 폭 감소했다. 국내 원외처방 매출 부문 등에서 호실적을 달성했으나, 해외수출 및 북경한미약품 등 부문에서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 특히 작년 3분기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신약 권리반환에 따른 공동연구비 잔액 일괄정산으로 영업이익 등 지표가 전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대웅제약은 1조 55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지만 1조원대 매출 수성 성공에 위안을 가져야 했다. ITC 소송 비용과 알비스 판매금지 조치로 인한 매출 공백 등 비경상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음에도 나보타 매출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고 ETC와 OTC가 견고한 판매량을 지켜냈다.

동아에스티는 전년 대비 4.2% 감소한 5866억 원 매출을 올렸다. 이익률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자체개발 신약인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등은 성장했으나 해외수출 부문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캄보디아 캔박카스 등 수출 감소에 따라 전년 대비 하락했다.

보령제약의 경우 5618억 매출로 7.2% 성장했다. 고혈압신약 카나브패밀리가 1000억 매출을 돌파하며 준수한 성적의 기둥이 됐다.

일동제약도 5609억 매출로 무려 32.80% 최고 성장을 거두었다. 테라플루 등 도입제품들이 선전했고, 주력품인 아로나민 골드 등이 제 역할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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