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보건의료진흥원 출범 때 '의료봉사 업무' 삭제
지역의료시스템과 거버넌스 조정 기능 강화 불구 논란 예상

서울대병원 전경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이 지역거점병원과의 거버넌스 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공공보건의료진흥원으로 개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2006년 발족 이후 계속됐던 의료봉사 업무를 삭제해 ‘공공의 방향성’을 두고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은 직제규정 등을 개정해 지난해 9월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공공보건의료진흥원으로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된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은 공공보건의료총괄팀 산하에 권역책임의료파트를 신설해 지역거점병원 등 공공의료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산하에 진료과별로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위탁사업을 중앙 관리하기 위한 공공보건의료본부를 설치했다.

서울대병원은 병원 그룹차원에서 공공보건의료 중장기 전략을 설정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 운영위원회 규정을 신설, 위원회 운영을 위한 근거도 마련해놨다.

개편 방향성은 결국 정책 발굴 기능 강화와 지역의료시스템과의 거버넌스 조정 기능 강화라는 것이 이를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의료봉사다. 서울대병원은 규정을 개정,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의 업무에서 의료봉사를 삭제했다.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하는데’ 의료봉사는 필요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병원 측은 진흥원으로 개편한 이유를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하기 위해“라고 표현했다.

기존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의 역할 중 의료봉사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사업단은 지난 2006년 발족한 후 국내외 무료진료와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각종 공공보건의료 사업 위탁운영, 공공보건의료인 교육훈련, 저개발국 희귀질환 어린이 방문 및 초청수술, 저개발국 의료역량 강화 지원 사업 등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진흥원의 업무에서 의료봉사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외부에서는 병원 측이 단순히 ‘거버넌스 관리’만을 서울대병원의 공공역할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펼치고 있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공공보건의료사업단 중 의료봉사를 업무에서 삭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서울시는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의 업무에 진료 영역을 아예 넣지 않았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진흥원 개편 사유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 그룹 차원의 공공보건의료 협력 체계 강화와 공공보건의료 활동을 지원하고 진흥하는 역할을 수행 하면서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를 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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