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활용 건강증진 서비스와 감정 상태 감지까지…동물 종류 따른 소비자 니즈 파악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세상을 송두리채 바꾸고 있는 코로나19는 글로벌 반려동물산업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정 내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가운데 우울함을 달래고 행복을 더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반려동물을 많이 입양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는 현상과 맞물리는 동시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바람도 불면서, 다양한 반려동물 비즈니스 모델에 첨단 ICT 기술을 결합한 이른바 펫테크 상품들이 등장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2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반려동물에 쏟는 애정만큼 펫테크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종을 불문하고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소비자 선택지도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은 사료 분야가 여전히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히 반려동물용 의료기기와 AI를 비롯한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전통산업과 하이테크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이는 모습이다.

대표기업인 반려동물 AI 헬스케어 솔루션 알파도펫은 연령별, 견종별, 성별, 예방접종 여부별, 사료 주요 성분별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피부병, 외이염, 눈질환 등이 자주 노출된다. 그러나 피부병과 외이염은 털과 귓속에 가려져 있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진료비도 고가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에게 부담이 된다.

알파도펫은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 신체 상태, 식습관, 생활패턴 등 헬스케어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예측 및 예방을 목적으로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반려동물의 눈, 치아, 귀 등을 매일 1회 이상 촬영해 나타나는 이미지 변화를 바탕으로 질병 전조증상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집에 있는 반려견이 코로나 블루에 빠진다면?” 반려견의 감정이 궁금했던 주인들이라면 PetPuls의 AI 기반 개목걸이에 주목할 듯하다. 일종의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국내 스타트업이 CES 2021에서 첫 선을 보인 PetPuls의 개목걸이는 AI와 내장마이크를 사용해 짖는 소리를 분석 및 추적하고 행복·불안·슬픔·분노·편안함 다섯 가지 감정 상태를 감지한다.

해당 제품은 기술이 가진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 2021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PetPuls의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인 Andrew Gil은 “크기가 각기 다른 50여 종의 개에서 수집한 1만개 이상의 '짖는 소리'에 대한 샘플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고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앱에 정보를 전송해 반려견이 현재 어떤 기분인지 알려준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가 세워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타 기업과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코트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만 노릴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비즈니스의 타깃이 되는 새로운 소비자군으로 인식하고,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의 종류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도 다르므로 반려견과 반려묘 시장이 각각 별도로 성장하는 현 태세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바라보며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도 “단순 치료의 시대에서 진단과 예방 분야의 전환되는 것은 반려동물 분야도 마찬가지이며 심리 등 검사 항목의 다변화도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AI의 역할을 크다”며 “인허가의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우리도 주목하고 있지만, 해부학적 구조와 홍보 방식을 고려하는 등 특수성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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