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이슈만 나오면 ‘파트너’에서 ‘경쟁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다국적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관계는 지금까지 보면 가깝지만 머나먼 사이이다. 국내 제약산업이 30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등 글로벌 의존도가 높았던 10~20년 전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국내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는 그동안 단순 공동 영업 마케팅 활동을 비롯해 신약후보물질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 제조 및 생산, 품질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계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관계성은 국내 제약사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특허 갈등에 접어들면 이같은 관계성은 사라지고 ‘시장을 독점하는 골리앗 외자사와 힘없는 국내사의 싸움’ 프레임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오리지널의 횡포(?)라는 피해의식을 가지면서 다국적제약사는 타도 대상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이는 최근 특허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포시가는 2024년까지 유효한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 및 억제 방법 특허’ 싸움에서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특허만료가 3-4년 남은 포시가 특허를 둘러싸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다.

포시가는 2014년 국내 출시한 이래로 국내 파트너들와 공동판매 협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함께 시장을 개척해 왔다. 포시가의 원료의약품은 국내사인 SK 바이오텍이 제조∙수출해 전 세계 98개국에 공급되는 등 다국적제약사 포장을 가지고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국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와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신약을 개발하고 수출하는 국가로 자리잡았다. 국제 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특허 깨기보다 좀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약 시장을 바라보고 상생을 도모할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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