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제약산업, 2018 레벨 업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필요
국내 제약산업은 연구비 규모나 기술면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격차가 큰 상태에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신약을 중심으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배영우
아이메디신 대표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 제약산업의 꽃은 신약이다. 다만 시판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대규모의 투자에도 기술적 가능성마저 불확실하다. 신약은 5000에서 1만여 개 이상의 신약후보물질 중에서 평균적으로 10개 이내 만이 임상에 진입한다. 임상시험이 완료되어 최종적으로 시판되는 신약은 그 중 하나다. 신약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신약의 혜택을 가능한 많은 환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효과와 더불어 경제성이 떨어지는 희귀 질환에 대한 개발도 촉진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인공지능이 신약 개발에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모든 경우에 대해 직접 실험하고 증명하지 않아도 자동 문헌 분석, 독성예측,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방대한 빅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임상시험을 최적화시키고 독성, 부작용과 작용 기전을 예측하여 신약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컴퓨팅 파워의 획기적인 증가와 함께 인터넷을 기반으로 생성되고 공유된 데이터세트의 등장, 그리고 빅데이터로 인해 급속히 발전하였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면 미래에는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도 적은 비용으로 짧은 기간에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위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이 신약개발벤처 생태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같은 인공지능을 사용하더라도 먼저 약물을 개발한 회사가 특허로 등록할 수 있다. 규모가 큰 제약사가 직접 신약을 개발하지 않고 약물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판매에 전담하는 새로운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신약을 위한 연구개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약물 후보군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며, 임상시험에서의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융복합적으로 연관된 지식을 연계하고 통합하여 약물 및 치료법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어떤 약물이 특정 질병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연구소 기업으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항암효과 예측모델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 하루 최대 2000만개의 후보물질을 800개의 가상 세포주에 적용해 어느 질병에 효과가 있는지 예측하고, 유전체 빅데이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낸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기대를 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인 스탠다임은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화학물질의 조합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적용하여 시간과 비용을 30%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개발 기간의 단축으로 이익 발생을 조기에 일으킬 수 있어 이익이 최대 120%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로 약물 상호작용을 포함한 약물 구조의 데이터베이스에 적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알고리즘으로 실험적 검증이 가능한지를 먼저 파악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설명이 가능하고, 약물후보들을 필터링하며, 피드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에 반영해 실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암, 파킨슨, 자폐증, 지방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약물후보군을 발굴해 협력 기관과 실험을 통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종양학 분야에서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협력해 실험 검증을 수행하고 있고, 아주대 약대와는 파킨슨병을, 한국과학기술원과는 자폐증에 대한 동물실험을 통해 약물효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비알콜성 지방간 및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파로스IBT는 신약 개발용 인공지능 플랫폼인 케미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존하는 약물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상업적 구매가 가능한 1200만개의 화합물에 대한 정보, 200만개의 표적 단백질의 약효 데이터, 2억 편의 논문 정보가 집약된 Pubmed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해 주는 인공지능이다. 케미버스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가상 탐색함으로써 유효물질을 발굴하고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고 설계해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 가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케미버스 QSAR은 물성예측 모델이고, 케미버스 데이터베이스는 표적 단백질에 정보를 제공한다. 케미버스VS는 단백질 구조예측, 약물작용단 분석을 담당한다.

국내 제약산업은 연구비 규모나 기술면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격차가 큰 상태에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신약을 중심으로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인공지능 신약 개발 인프라를 통해 혁신적 신약 개발을 위한 생태계를 국내에 조기 조성하고 신약 개발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짧은 시간에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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