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제약산업, 2018 레벨 업

민· 관 협치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 추진
추진단은 올 1년 동안 제약업계 수요를 파악하고 신약개발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하여 운용해보며 신약후보물질관련 데이터를 연동하여 활용하는 방안 연구를 시범적으로 할 예정이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정책실 상무

[의학신문·일간보사] 다보스 포럼의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논의되기 시작한지 벌써 2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며, 이미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여러 산업분야에서 정부차원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여 신약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화이자와 테바는 IBM사, 존슨앤드존슨은 베네볼런트, 머크는 아톰와이즈, GSK는 엑스사이엔티아와 제휴를 하고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의 제휴금액이나 R&D 투자비용은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국내 제약회사들의 매출금액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인공지능을 이미 활용하여 신약개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의 변화 속에 다국적 빅파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R&D 비용으로 신약개발을 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내 제약사들도 개별적이든 컨소시엄 형태이든 인공지능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스탠다임과, CJ헬스케어는 신테카바이오와, 가천길병원도 인실리코메디신과 함께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또한 지금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것을 인지하고 일본의 산·학·관 연계 협력 사업을 벤치마킹하여 2018년에는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AI센터) 설립을 위한 추진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일본의 산·학·관 협력 AI 개발 모델은 다케다와 후지필름, 시오노기제약 등 제약사와 후지쯔, NEC 등 IT 기업 등 50개 회사가 이화학연구소(RIKEN), 교토대와 신약개발을 위한 AI 공동개발에 착수하며 100여명의 개발자가 팀을 이뤄 3년 안에 신약개발에 특화된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추진하는 민·관 협치 모델인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는 제약바이오 업체가 인공지능(AI)을 통하여 신약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의약품 정보(의약 빅데이터)를 수집·관리 및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신약후보물질의 기능을 평가하여 제품화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원하여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여건을 마련하는 것에 설립 목적이 있다. 추진단은 올 1년 동안 제약업계 수요를 파악하고 신약개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도입하여 운용해보며 신약후보물질관련 public data 등과 제약바이오업계의 데이터를 연동하여 활용하는 방안 연구를 시범적으로 할 예정이며, AI센터 설립을 위한 정부와 협조와 예산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의약품 전주기에서 인공지능은 신약후보물질 분야 이외에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될 수 있다.

인공지능 활용의 장점은 신약후보물질의 도출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으며 안전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신약 개발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아울러 신약을 신속히 시장에 진입하게 하며 개발비용의 경제성 또한 비용·효과적이다. 적절한 환자를 찾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효율은 더 높아 질 것이며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지금 모든 제약기업들이 많은 정보를 담은 유료 데이터베이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듯이 머지않아 인공지능은 신약개발에는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시대에 한국제약기업들이 다국적 빅파마들과 경쟁을 하려면 각 회사들의 사용목적에 부합된 인공지능을 선택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에 선행되는 작업은 인공지능에 탑재하여 학습시킬 각 회사의 내부 연구데이터들의 전자 문서화, 각 병원의 EMR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것이며, 언젠가는 4차산업시대의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들의 사용 범위확대 또한 요구된다.

기업의 연구데이터, 환자데이터, 보건의료 빅데이터들은 다른 국가 또는 빅파마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그리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신약개발의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 운용과 활용을 위한 각 기업, 정부의 전문가 확보 및 인력 양성 및 교육이 필수 선결조건이 될 것이다.

현재 약 15%의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우리 제약산업으로서는 개별 회사들이 선별적, 적합한 인공지능을 추가하여 사용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큰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