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주관‘대사증후군 주간’선포 기념 특별좌담회 장면.
▲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

본사(일간보사·의학신문)는 ‘한국대사증후군포럼(회장 허갑범 연세대명예교수·사진)’이 제정한 ‘대사증후군 주간(매년 12월 첫 째 주)’을 맞아 일선 의료인들에게 ‘대사증후군의 관리’에 필요한 보다 집약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전문가 초청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복부비만’으로 대변되는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뿌리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현대인들에게 가장 심각한 건강문제로 대두해 있다. 특별좌담회는 11월 28일 개최하였으며, 김대중 교수(아주의대 내분비내과)가 사회를 맡아 가장 최근에 집계된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사증후군실태를 소개한 뒤 ‘대사증후군의 이해와 바람직한 관리’를 위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 학술좌담회 참석자 ||
▷ 허갑범(연대명예교수·허내과원장)
▷ 김광원(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 손호영(가톨릭의대 명예교수)
▷ 신현호(제일병원 순환기내과)
▷ 유형준(한림의대 내분비내과)
▷ 김대중(아주의대 내분비내과)
▷ 박두혁(대사증후군포럼 사무총장)
▷ 안병정(본사 편집주간) <무순>

만성질환의 뿌리‘대사증후군’제대로 관리하자!

성인 24%가 대사증후군…‘주의군’은 무려 72%
제2형 당뇨환자의 80%가‘대사증후군’보유

■주제발표: 대사증후군의 실태
-김대중 교수(아주의대 내분비내과)

가장 최근의 자료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5년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국민 1,321만 명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여 발표한 내용이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성인 비만율은 34.1%, 대사증후군은 24%로 매우 높게 나타나 있고, 해를 더할수록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에 노출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자료에서 나타난 성인 비만율(BMI 25 이상)은 전체적으로 남성 40.3%, 여성 26.9였으며, 남성의 경우 30대 연령대에서 피크(44.7%)를 이루고, 여성은 20~30대 때는 비교적 낮은 비율(12.~16.8%)을 보이다 40대부터 증가해서 60~70대 때 피크(37.9~39.3%)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5년 성별·연령별 비만율

연도별 비만율 추이는 전체적으로 2010년 32.1%에서 2015년 34.1%로 평균 2% 높아 졌으나 남성의 경우 2010년 37.2%에서 2015년 40.3%로 비만도가 더욱 높아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성인인구의 24%가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높은 혈압, 높은 혈당,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등 5가지 요소에 대해 1~2개가 해당되면 ‘주의군’, 3개 이상이면 ‘대사증후군’으로 판정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성인) 중 주의군은 72.2%에 달하며, 대사증후군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24%에 달하는 실정이다. 특히 대사증후군에 노출된 사람 가운데 남성은 27.3%이고, 여성은 20.2%인데 여성의 경우 50대, 즉 폐경이 시작되면서 급격한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5대 요소 빈도는 높은 혈압이 가장 많고(42.8%), 그 다음은 높은 혈당(35.9%)이다. 이어 고중성지방혈증(30.3%), 복부비만(22.4%), 낮은 HDL콜레스테롤혈증(22.1%) 순이다. 이 가운데 남성은 50대를 넘기면 절반가량이 높은 혈당(공복 100mg/dL이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혈압은 50대 이후부터는 절반 이상 이환되어 있으며, 60대 65%, 70대 75% 등으로 높았다.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성 90Cm이상, 여성 85Cm 이상)은 남성 25.5%, 여성 18.8%로 전체적으로 22.4%로 나타났다. 앞에서 성인 비만율이 전체적으로 34%라고 했는데 복부 비만을 별도로 강조하는 것은 대사증후군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아닌 내장지방을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허리둘레 측정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대사증후군의 실태를 살펴보았는데 보다 구체적으로 혈당이상과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2015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당뇨 전 단계, 공복혈당 장애가 성인의 25%이며, 당뇨병은 10.9%에 달한다. 즉 혈당치가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은 64%이고, 나머지 35% 이상은 혈당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2형 당뇨환자의 80.4%가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이 가진 대사증후군 26%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당뇨병은 대사증후군이 큰 문제가 되는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대사증후군 토론 요약

■대사증후군이란?


▶신현호 교수 :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1988년 스탠포드대학의 노인학을 전공한 제럴드 리븐(Gerald M. Reaven) 교수가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기반으로 복부비만이 있고 당뇨병과 고혈압 전 단계수준의 혈당 및 혈압의 수치를 보이고 중성지방이 증가되어 있고 HDL 콜레스테롤은 감소되어 있는 수치를 보이는 환자군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엑스 증후군(Syndrome X)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런데 사실은 순환기내과에서는 이미 엑스 증후군(Syndrome X)이라는 동일한 용어로 사용하는 질환이 있었다. 즉, 전형적인 흉부통증이 있고 운동부하심전도에서 이상소견을 보여서, 심장혈관 촬영검사를 해 보면 예상과는 달리 정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일컬어 이 용어를 사용하여 왔다.

이 질환은 현재는 미세혈관 협심증(microvascular angina)라고 이해되고 있는 질환이지만 하여튼 리븐 박사가 제시한 X-증후군과 용어상의 혼동이 생겨 심장내과 쪽에서는 Cardiologic 신드롬 X라고 부르고 인슐린 저항성을 기조로 하는 오늘의 주제인 이 질환은 Metabolic 신드롬 X라는 말을 사용하여 오다가 X라는 말은 빼고 Metabolic syndrome으로 정착이 되었다. 사실이 증후군에 대한 여러 별칭도 많았는데 그 중 재미있는 용어 중 하나는 카플란이란 교수가‘죽음의 4중주(deadly quartet)’라는 용어로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묶어서 설명하기도 했다. 분명한 이해를 위해서 이 질환군이 심혈관 질환의 여러 위험 인자들을 모아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기조로 나타나는 증후군이라는 사실이다. 결국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증가되는 대표적인 증후군으로 꼽을 수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대사증후군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리라고 보여진다.

▶김광원 교수 : 발제에서 언급된 대사증후군의 5대 요소로 부터 생기는 합병증은 대단히 심각하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다양한 위험인자들도 발병원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불합리한 생활습관이다. 불합리한 식생활, 부족한 운동, 과도한 욕심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불충분한 수면습관 때문이다. 대사증후군은 불합리한 생활습관의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 기준 설정에 약간의 흔들림이 있고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인간 수명 100세 시대에 핫이슈가 되고 있는 건강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손호영 교수 : 리븐(Reaven) 교수는 당대사이상, 고혈압, 복부비만 및 이상지혈증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이 한사람에게 군집되어 나타나는 현상의 공통적인 병인이 ‘인슐린저항성’임으로 이러한 현상을 ‘SyndromeX’ 혹은 인슐린저항성 증후군(insulin resistance syndrome, IRS) 으로 명명할 것을 제의하였다.

이후 1998년 WHO 에서는 인슐린저항성이 이러한 위험인자들의 발생을 모두 설명할 수 없고 이들 대부분이 대사성이상소견을 나타내므로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으로 명명할 것을 권고하였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이란 용어는 인슐린저항성이 관련되는 모든 질환 혹은 위험요소를 포함하는 리븐교수의 ‘인슐린저항성 증후군’ 개념과 는 차별화되고 있다.

또한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Metabolic syndrome의 진단기준 요소에 당뇨병을 포함하느냐, 안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대사증후군 진단의 주된 목표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진단기준에 당뇨병을 포함하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당뇨병을 진단기준 요소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 한다.

▶유형준 교수 : 리븐 교수가 마지막에 강조한 부분은 대사증후군을 질병으로 보는 것을 반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병적 현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하는 것이지, 새로운 질병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Metabolic syndrome은 패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 하나만 심한 환자는 국가 예방차원에서 빠져버린다. 대사증후군을 얘기할 때는 반드시 각각의 질병이 완전히 병이 된 상태가 되면 따로 분류하는 방안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하고 싶은 것이지 질병명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현호 교수 : Metabolic syndrome은 단일 질환으로 애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며, 동일한 약으로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요소에 맞게 개별방식으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질환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도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형준 교수 :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인가 하면, 각각의 요인을 치료해야 된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Metabolic syndrome의 개념은 만약, 혈당이 조금 높은 사람의 경우 혈당만 체크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혈압이 높을 확률이 높고, 배가 나올 확률이 높으니 허리둘레도 재어보고, 혈액검사도 해보라는 의무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마치 고구마의 줄기가 있다면 그 아래 고구마가 줄줄이 달려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문제가 있는 인자를 찾아 그 인자를 철저히 조절하면 다른 곳에 좋은 의미를 미친다.

▶신현호 교수 : 고혈압 클리닉을 하다보면 당뇨병 환자가 같이 온다. 복부비만도 포함되어 있는 등 여러 증상이 복합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를 종합적으로 봐야하며, 각각의 증상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형준 교수 : 혈당이 높아서 온 환자에게 당뇨 얘기만 하면 큰 문제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패러다임이 안 바뀌었고 대사증후군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현대의사가 아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허갑범 회장 : 당뇨병을 치료할 때는 환자의 혈당치 당화혈색소에만 집착해서는 곤란하다. 당뇨병이란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당뇨병을 가진 사람을 관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당뇨병환자의 경우 고혈압이나 이상지혈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환자들에게 당뇨병 따로, 고혈압 따로 각각의 질병으로 다루려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을 동반하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오기 전단계의 징후이지 질병이 아니다. 따라서 식사와 운동요법으로 복부비만을 완화하여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인구의 1,000만명 가량이 대사증후군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앞으로 이들 국민들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고질병으로 발전하지 않게 1차 진료기관에서 ‘대사증후군’이라는 통합적인 개념을 가지고 관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물론 일선 의사들이 이런 주의를 다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적절한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앞으로 대사증후군의 관리는 일본처럼 국가적 사업이 되어야 한다. 예로부터 병을 고치는 의사(治病)는 소의(小醫), 사람을 고치는 의사(治人)는 중의(中醫), 나라를 고치는 의사(治國)를 대의(大醫)라고 하지 않았나.

▶김광원 교수 : 약물치료가 필요한데도 생활습관 개선만을 고집하는 것도 현명하지는 못하다. 당뇨병을 생활습관병 치료의 모델로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을 개선할 때마다 혈당이 좋아지는 효과가 즉각 나타난다. 따라서 치료효과에 자신이 생기고 치료에 확신을 얻게 되는 것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합리적인 관리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면서 대사증후군을 포함한 많은 생활습관병들이 없어지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허리둘레 측정 왜 중요한가

▶유형준 교수 :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은 바로 인슐린 저항성을 재는 것이다. 외래 진료실에서는 줄자가 인슐린 저항성을 재는 측정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진료 현장에서 잘 실천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

▶손호영 교수 : 허리둘레는 내장지방의 양을 대변한다. 내장 지방이 과잉상태가 되면 이로 인한 생화학적기전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야기되고 이는 대사증후군 발생의 위험요소로 연결된다. 따라서 허리둘레가 많이 나가는 복부비만은 그 만큼 내장 지방이 많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신현호 교수 : 복부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모두 허리둘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특수한 복부 CT 검사를 통하여 이들을 구분해 내기도 하지만 외래 진료시에 바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편이 허리둘레 측정이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허갑범 회장 : 당뇨병환자의 허리둘레 측정은 매우 중요하다. 자동혈압기와 다르게 아직 허리둘레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 번거롭지만 반드시 배둘레를 쟀으면 좋겠다. 나는 모든 당뇨병환자의 허리둘레는 물론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둘레를 잰다. 이들 둘레 측정을 통해 당뇨병의 관리 생태의 경과를 보고, 환자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며, 복비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의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결코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가령 겨울철에는 운동을 안 해서 배가 나왔다던가 하는 문제를 파악하는데 중 요하다. 대면진료의 중요성 때문에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허리둘레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두혁 사무총장 : 혹시 외국에서는 대사증후군 자체를 병으로 보는 곳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심한 전신비만으로 입원하면 질병으로 인정받아 수술급여까지 받을 수 있는데 복부비만은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아 건강보험으로 급여가 되지 않고 있다. 모순이라고 여겨지는 측면도 있다.

▶유형준 교수 : 대사증후군과 같이 ‘신드롬’은 병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병인이 확립되면 질병이라 불리어질 수 있다. 인슐린저항성이라는 것을 얘기하지만 이것 역시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아직은 증후군으로 보고 있는데 인간의 지혜가 밝혀지면 신드롬이란 명칭을 땔 수 있을 것이다. 복부 비만 역시 대사증후군의 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박두혁 사무총장 : 대사증후군 관리에 있어 보건당국의 자세가 매우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물론 의료비가 많이 들것을 생각하여 주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차제에 ‘대사증후군’을 질병으로 분류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해 나가면 어떨까 한다. 학술적인 측면에서도 비만학회는 있는데 대사증후군학회가 없다는 것은 아쉬움 점이다.

▶손호영 교수 : 대사증후군이 질병은 아니지만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대사증후군 진단에 관련되는 위험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고 또 대사증후군의 유무도 언급되고 있다. 또 비만도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 단순비만이 있고, 질병으로 인정되는 고도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다. 즉 일본의 경우 비만을 비만(obesity)와 비만질환 (obesity disease)으로 구별하여 분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허갑범 회장 : 전신비만이(체질량지수, BMI)라는 것은 키와 체중으로 평가(kg/㎡)한다. 전신비만은 체지방조직은 물론 근육과 뼈도 다 포함해서 평가한다. 그런데 비만은 대사적인 측면에서 특징적인 유형들이 있다. 전신적으로 뚱뚱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팔다리가 가늘고 배만 나온 사람(대사성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이 많다.

후자를 마른 비만이란 용어를 쓰는데 이들 환자에게 간혹 위 축소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수술하기 전에 인슐린 저항성 유무를 반드시 평가해서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당뇨병 환자가 60~70대 노화가 되었을때 위장기능장애로 건강에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마른 복부비만을 해결하는 방법은 충분한 단백질 공급과 유산소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배를 줄이는 방법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데 좋다고 본다.

▶김광원 교수 : 최근의 결과를 보면 40년 전의 건강체중과 현재의 건강체중이 다르다고 한다. 과거보다 현재 건강체중의 체질량지수가 높아졌다고 한다. 따라서 50년 후의 건강체중에 대한 기준은 변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는 현재를 기준으로 제시된 일정한 체중기준을 지키는 것이 어차피 최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체중이외에 혈당,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의 기준도 약간의 이견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교적 일정한 기준을 따른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한 기준들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재검토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혈당,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은 비만증과 맞물려 있는 수치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정한 구체적인 진단 기준에 명확한 선을 긋지 못하면서도, 대사증후군을 부각시키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김대중 교수 : 허리둘레 측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정확하게 측정하느냐 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측정 시 표준화 된 해부학적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다. WHO에서 제시한 방법은 양발 간격을 25~30 cm정도 벌리고 서서 체중을 균등히 분배시키고,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줄자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측정 위치는 최하위늑골하부와 골반장골능과의 중간부위를 측정하며, 이는 전상장골극(Anterosuperior iliac spine)의 3 cm 상부 쪽을 의미한다. 측정 시에는 줄자가 연부조직에 압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느슨하게 하여 0.1 cm까지 측정한다. 심한 비만인 경우나 출산 후, 폐경 후 여성에서는 피하지방이 과도하여 허리와 겹쳐져 실제보다 길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직립 자세에서 피하지방을 들어 올려 측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늘어나는 이유와 관리방법

▶유형준 교수 : 근본적인 문제는 생활습관에 기인한다고 본다. 현대인들의 생활습관 십계명이 문제의 본질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식습관의 변화와 함께 생활환경의 자동화, 휴대폰의 사용 등 문명의 이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손호영 교수 : 강조하고 싶은 것은 1차 진료 의사, 특히 개원의가 Metabolic syndrome을 진료할 때‘당뇨병을 가지고 있는가, 안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당뇨병이 포함되지 않은 대사증후군도 심혈관질환 발생에 주요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사증후군이 있으면서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수배 이상 훨씬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 진료시에는 각별히 각 위험요소의 치료에 엄격하여야 한다. 또한 당뇨병이 동반되지 않았다 해도 대사증후군이 있으면서 진단요소에 공복혈당장애(IFG) 가 포함된 경우는 IFG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6~7배이상 높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 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국 대사증후군의 존재를 인식하면 당뇨병이나 주요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당뇨병 그 자체가 아주 중요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대사증후군에 당뇨병이 포함되어 있는지 없는지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한다.

덧붙여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 부언한다면 2형 당뇨에서 혈중 인슐린이 증가하는 현상은 고혈당에 따른 이차적인 현상이며, 이는 2형 당뇨병에 동반되어 있는 인슐린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나 그 정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당뇨병이 발생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2형 당뇨병 특히 비만이 동반 된 경우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인슐린저항성을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식사요법과 운동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김광원 교수 : 당뇨병 환자의 80%이상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의 관리도 당뇨병 관리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도 대사증후군이 생기는 원인과 동일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불합리한 생활습관이다. 불합리한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이는 대사증후군 또는 당뇨병의 합병증을 충분이 막을 수가 없다.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약물에 의존한다면 이는 또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허갑범 회장 : 당뇨병 치료 이야기가 나왔는데 요즘 인슐린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이나 분비가 부족한 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슐린이 꼭 필요한 치료법이다. 그런데 최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남성 2형 당뇨병환자들에서‘인슐린 치료를 받은 경우 다른 약제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암 위험을 현저하게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다. 자칫‘당뇨환자에게 인슐린을 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오해 될 소지가 있지만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인슐린은 인슐린저항성(대사증후군)이 없으면서 인슐린분비가 않되는 환자가 써야지, 필요하지 않은 환자가 식사·운동·복부비만을 무시하고 맞으면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 내복약도 인슐린저항성의 유뮤에 따라 선별하여 사용해야 한다. 만일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당뇨병환자는 S-u보다 metformin이나 TZD같은 인슐린 감작제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교수 : 당뇨병 치료의 기본은 인슐린 저항성을 늘려주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살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에너지의 과잉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핵심이다. 운동을 실천하게 하고 필요한 만큼의 약을 쓰는 것이 의사들의 책무일 것이다.

■1차 진료에서 관리방안은

▶유형준 교수 : 일선 의사들에게 Metabolic syndrome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진료에 반영토록 하고, 동시에 환자교육에도 관심을 쏟도록 하자면 기본적으로 의사들이 Metabolic syndrome을 진단하고 치료하면서 의학적은 물론 실제적 보람을 느껴야 한다. 보람 없이 대사증후군을 측정하고, 환자들 교육시키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의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허리둘레 재는 것이 대단히 간단하고,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1차 진료 의사들에게 ‘대사증후군 관리지침’은 다소 막연한 측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학회 등 전문가 단체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이렇게 하세요’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본인이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간호부와 함께b‘빅마마 프로젝트’라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비만인 여성 환자가 오면 진료과에 상관없이 무조건 대사증후군을 평가한 후 결과를 보고 수치가 높으면 대사내분비내과로 보내게 하여 정밀검사를 권유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이 프로젝트 가동 후 ‘당 부하 검사’를 받는 환자가 다소 증가했는데 이런 방법으로 개원의 선생님들에게도 실제로‘당신들이 대사증후군 다섯 글자를 보고 뭘 할 것인가’에 대한 행위를 가르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 연령대별 성별 비만율 현황(2015년)

▶박두혁 사무총장 : 대사증후군포럼 실무를 맡아 6년이 지나갔는데 이 사업은 역시 ‘정부가 개입을 해야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한다. 일본만 해도 2008년부터 후생성에서 간호사들을 훈련시켜 ‘생활습관지도 요양사’라는 이름으로 요원들을 각 기초 자치단체에 배치(동 단위)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관리를 해오고 있다. 5년간 그 사업을 전개한 뒤 평가해 본 결과 의료비 지출이 한 해 3천억 정도 절약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개원의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여 개원 의사들에게 대사증후군 관리를 맡기면 좋을 듯하다. 물론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면서 수가를 받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부가 대사증후군을 관리하는 의사에게는 인센티브를 준다던지 하는 제도를 만들었으면 한다. 일본은 정부에서 손쉽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업들로 하여금 회사 직원들에게 허리둘레를 줄이면 휴가를 부여토록 하는 등 기업이 앞장서서 보상토록 한 것 등이 일례이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관여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

▶유형준 교수 : 생활습관 변화는 넓은 의미에서 교육이다. 일본에서는 후 생성이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 부분을 몇 번이나 얘기 했다. 문제는 제반사항이 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는 서울시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보건소를 위주로 대사증후군 관리에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에는 충분한 교육이 안 되면 어려운 일이다. 교육을 특정 전문가 집단이나 의료계가 도맡기는 어렵다. 결국 정부의 관심과 투자다.

▶허갑범 회장 : 20여년전 이야기 인데 어느 지방도시 내과의사회에서 강의를 부탁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대사증후군을 ‘신드롬 X’라 할 때였다. 대사증후군을 관리하여 당뇨병이나 뇌심혈관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럼 우리는 뭘 먹고 사느냐?’라고 묻더라. 그 때만해도 일반인이나 의료계의 통념이 의료는 질병의 치료지 예방의 개념이 별로 없던 때였다. 요즘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대해 일반인들이 수많은 정보를 접해 스스로 많은 학습을 받는다. 여기서 문제는 단편적이고 곡해된 정보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부와 의료전문가들의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현재 정부가 시행중인 만성질환 관리 제도에 ‘대사증후군’을 포함시켜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한다. 물론 현재 정부가 대사증후군관리를 서울시와 전국 보건소 단위에서 대책반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국민들의 호응도가 낮아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기회에 개원가를 중심으로 시행중인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대사증후군’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관리하도록하여 당뇨병이나 뇌심혈관질환을 예방하면 개원가의 어려운 경영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로서는 재정적인 부담을 생각할 텐데 이는 현재 18조원에 달한다는 건강보험재정 잉여금의 일부만 써도 될 것이라고 본다. 당장은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거시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을 크게 절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손호영 교수 : 국민들의 생활습관이 개선되어야 대사증후군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데 관건은 이에 대한 교육에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는 의사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기준에 따라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이나 인증도 부여해야 된다고 본다. 나아가 교육에 대한 수가도 만들어져야 될 일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관련 전문학회와 정부가 지혜를 모아주길 기대한다.

▶김대중 교수 : 현재 정부는 금연 촉진을 위해 금연수가를 만들어 교육도 시키고, 그에 대한 의료적 보상체계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대사증후군도 병은 아니지만 병까지 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을 관리하자면 식사와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 요령을 교육하고 모니터링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응하는 교육비와 상담료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허갑범 회장 : 질병 예방의 효과는 그동안 보건경제학자들의 분석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70%가 넘는 사람들이 대사증후군, 또는 대사증후군 주의군인데 이를 방치할 경우 엄청난 의료비와 사회경제적 비용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체계적인 예방을 통해 대사증후군의 요소를 줄여나간다면 의료비 절감은 물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생산인구 또한 늘어나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정부의 많은 관심과 투자를 촉구하며, 보건의료계에서도 역할을 높여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리= 오인규·정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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