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병원을 만들자

아시아 병원들, 다양한 친환경 확인하다

▲ 임현정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친환경경영실장

지난 8월 3~5일간 GGHH(Global Green Healthy Hospital) Network 아시아 컨퍼런스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건강증진병원(HPH, Health Promoting Hospitals & Health Services) 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인류건강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내 병원 및 의료기관의 동참 및 협력을 촉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아시아 지역의 컨퍼런스인 만큼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선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추진하고 있는 보건·의료분야 환경경영 확산 사업모델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친환경병원 활동 및 친환경건축물 사례 등을 발표하였는데, 참가자들에게 한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우리의 모델과 경험을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국가들과 공유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 Healthcare Climate Challenge


▷개요: 보건의료분야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GGHH 주도로 추진하는 운동

▷가입대상: 전세계 모든 병원, 의료기관 및 관련 협회 등

▷가입현황: 82개 기관(우리나라는 세브란스가 가입 완료)

▷가입방법: the 2020 Challenge pledge에 서명

▷주요 목표
- 완화 : 보건의료분야의 탄소발자 국 저감
- 회복 : 극한의 날씨에의 대비 및 이로 인한 질병부담의 이동
- 리더십 : 공중보건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정책 수립 및 대중 교육

▷주요활동
- 2020년까지 이행할 목표 탄소저감량 설정
- Health Care Climate Awards를 위한 상호경쟁
- GGHH에 가입 및 친환경 관련 기술 및 정보 공유(GGHH에서는 친환경병원 관련 기술 및 정보 공유를 목표로 Hippocrates라는 데이터센터 운영 착수)

개도국도 다양한 활동 추진

또한 각 국가별로 여건은 상이하지만 친환경병원 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나름대로의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례로, 네팔은 태양광패널 설치 병원에 대해서는 $10,000 한도 내에서 설치비의 75%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네팔 Gunjaman Singh Hospital은 태양열 패널/배터리를 통해 병원의 모든 에너지를 충당(엑스레이, 멸균기 등 포함)하고 있었는데,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개도국에서는 이러한 조치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력 차단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고 한다.

▲ 친환경병원 아시아컨퍼런스 전시장

채식 위주의 식단 등 인상적

병원마다 여건에 따라 다양한 친환경병원 활동을 추진 중이지만, 특히 채식위주의 식단을 통해 환자의 건강도 챙기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줄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병원들이 눈에 띄었다.

대만의 불교자제종합의원(佛敎慈濟綜合醫院)은 태양열 에너지 24만㎾h 활용하여 이산화탄소 129톤 저감하였을 뿐만 아니라 채식 위주 식단 통해 1,584톤, 카풀 통해 847톤 저감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590병상 규모의 싱가포르의 Khoo Teck Puat Hospital (KTPH)에서는 육류사용의 자제, 패스트푸드 추방, 로컬·지속가능형태로 제조된 식재료 구매, 옥상농업의 활용, 설탕과의 전쟁 등 친환경병원 활동 중 음식물과 관련된 내용을 중점 추진하고 있었다.

에너지 선택시 건강 영향 고려

사실 병원의 친환경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GGHH는 병원에서 실천가능한 10대 실천목표로 리더십, 화학물질, 의약품, 음식, 폐기물, 에너지, 건축, 구매, 수자원, 교통 등을 꼽은 바 있다.

이 중에서 GGHH와 HCWH(Health Care Without Harm)는 ‘건강 에너지 이니셔니브(Healthy Energy Initiative)’를 통해 에너지별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바탕으로 병원에서 보다 건강한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을 중점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사용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족자카르타 선언’ 채택

컨퍼런스 말미에는 ‘기후와 건강에 대한 족자카르타 선언’이 채택되었다. 이는 보건의료분야의 기후 회복력에 대한 시급성 및 취약성을 공유하고, 정부와 보건의료분야 종사자의 기후 회복력에 대한 노력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정부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공중보건 위협에 대응할 정책 및 프로그램 수립, 병원의 기후 회복력 시설 투자 및 전문 파트너 지원, 의료시설의 저탄소 전략 이행 및 신재생에너지의 단계적 대체 지원 등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들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병원시설의 개선, 대중과 정책입안자 대상 기후변화 교육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 수행, 화석연료의 대체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과 GGHHN의 ‘2020 Healthcare Climate Challenge’의 참가 등을 촉구하였다.

‘보건의료 환경경영’ 공감대

보건의료분야에서 ‘환경’ 이슈는 아직까지 병원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의 생명이라는 절대적인 명제 앞에서 환경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병원 스스로가 친환경활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국가의 발전정도, 병원의 규모 등에 상관이 없는 우리 모두의 이슈임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경영, 친환경생활 실천이 거창한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실천해 나간다면, 지속가능한 사회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 있지 않을는지.

‘친환경병원 만들기’ 캠페인은 건강산업 글로벌 리더 녹십자와 함께합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