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술제세’ 설립이념 의료 신기술 개척 앞장

우리나라 최초 민립 공익병원 - 근대화와 함께 한 ‘역사의 증인’

▲ 1946년 설립 당시 백병원 모습.
서울 중구 저동에는 수많은 고층 빌딩 속에 우리나라 근대화의 물결과 함께했던 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일제시대의 잔재를 털어내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공익법인인 백병원이 바로 그곳이다.

백인제 박사는 1932년 우에무라 슈운지 외과의원을 인수받아 운영하던 이후 1945년 해방이 되자 그동안 병원을 하면서 모았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하고, 1946년 12월 17일 재단법인 백병원을 설립했다.

◇의학연구·교육 통해 인재 양성= 백 박사는 백병원 설립을 통해 인술제세(仁術濟世)의 이념아래 ‘인술로서 겨레와 인류를 구하고, 의학연구와 교육을 통해 나라와 겨레를 구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품었다.

백병원은 1950년대와 1960년대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굴지의 외과 병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이러한 백병원의 중흥의 공신에는 백인제 박사의 조카인 백낙환 전 이사장의 활약 또한 돋보였다.

백낙환 박사는 1963년 국내 최초로 소아에서의 선천성 거대결장에 대한 스완슨 수술법을 시행하고, 1968년 한국인 최초로 골반내장 전적출술을 성공하는 등 외과 분야에서의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 1975년 새마을 무의촌 진료사업.
백낙환 원장은 1960년대 초부터 구상하던 병원 현대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백병원 재건 계획서를 작성, 1970년 4월 1일 백병원 현대화 공사를 시작했다.

결국 지상 12층, 지하 2층의 서울백병원은 6년여의 시간을 거쳐 1972년 12월 20일, 공식 개원하게 됐다. 이후 1975년 보강을 거쳐 350병상의 현대식 병원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렇듯 시대를 함께 했던 서울백병원은 당시 의료기술의 신기원을 개척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서울백병원 외과팀 두각= 1977년 4월 29일 서울백병원 외과팀은 간암 환자의 간을 80% 절제하는 대수술을 성공했다. 이 당시 외과팀은 백낙환, 이혁상, 김용일로, 이들 중 백낙환 박사와 이혁상 박사는 인제학원의 전·현 이사장을 역임하는 주요 인물로 성장한다.

이와 함께 서울백병원은 이러저러한 에피소드들로 신문 지면을 장식하기도 했는데, 서울백병원은 개원식을 앞두고 건축비를 받지 못한 건축업자가 열쇠를 주지 않아 부랴부랴 개원식을 연기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선수촌 병원을 맡는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국내 의료계의 산증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갔던 서울백병원은 현재 최석구 서울백병원장의 지휘 아래 전문의 74명과 총 292병상 규모로 서울 중심가에 위치하며 지역주민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서울백병원, 올해를 환골탈태의 원년으로 삼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 안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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