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언어치료가 필요한가?

<양선경 아이맘인지발달연구소 언어치료사>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을 언어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인간에게는 “언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경우 누구나 언어를 배우게 되며 5~6세 이르며 사용하는 낱말이 수 천 개가 되고 문장의 다양성도 어른과 비슷해진다.

언뜻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낱말에 적절한 조사와 활용어미를 붙여 규칙에 따라 문장을 형성하고 그 문장들을 상황에 적합하게 사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발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갓난아기 때부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언어를 단계적으로 배운다고 한다. 이러한 시행착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말의 산출과 이해 과정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말·언어장애가 발생한다.

모든 아동들이 이와 같은 발달순서를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13개월부터 만 5세 후반까지의 전반적인 언어발달 행동들에 대하여 살펴보자.

13개월~18개월

19개월~24개월

2~3세

3~4세

4~5세

5세 후반~

·간단한 지시를 수행한다.

·낱말을 2개 붙여 구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1세 후반에 활발하게 사용)

·원하는 물건을 요구한다.

·50~100개 이상의 단어를 습득한다.

·대명사(나, 너)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게 뭐지?”하는 질문에 대답한다.

·명사와 동사를 결합하기 시작한다.

·낱말을 듣고 그에 해당하는 그림을 지적할 수 있다.

·의문사들을 이해한다.(왜, 누가 등...)

·첫 음절을 반복하는 현상을 자주 보인다.(다다다다람쥐)

·모음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상대적인 의미를 이해한다.(큰-작은, 멈추다-가다)

·언어로 감정을 표현한다.

·과거와 미래를 인식한다.

·‘왜냐하면’의 접속사를 사용한다.(왜냐하면 장난감이 좋아서)

·4~5단어 문장을 사용한다.

·1~3가지의 색을 인식한다.

·90%정도의 자음 정확도를 나타낸다.

·놀이터나 친구 집에서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더듬는 횟수가 줄어든다.

·접속사를 사용한다.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사용한다.

·‘어떻게’를 이용하여 질문한다.

위 표를 보고 자녀 언어 발달 자가체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생활연령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가 보이겠지만 발달 단계에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몇 개월씩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정확한 언어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괜한 걱정과 답답함으로 자녀를 달달 볶거나, 똑바로 말하라며 윽박지르는 부모는 없어야 하겠다.

아이가 말을 할 때 자꾸 더듬어요.

언어가 발달하면서 흔히 보이는 첫 번째 관문이 말더듬이다. 이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말하려 하거나, 어휘력이 아직 세련되지 못해서 생길 수도 있지만 미성숙 된 조음기관으로 인하여 말을 더듬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의 하나로써 아이가 말을 마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엄마 :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 먹었어?
아이 : 음음...오늘 밥이랑 국이랑 어어어음 김치김치 먹었어.
엄마 : 다른 반찬도 먹었어?
아이 : 어어어 콩콩콩나물.

위와 같은 예는 아이들의 정상발달 과정에서 나타 날 수 있는 정상적인 말더듬이다. 이때 아동에게 ‘다시 말해봐’, ‘더듬지 말고 말해봐’ 등 아이의 말을 지적하는 말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말·언어 환경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면서 아동이 단어를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엄마 :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이거 뭐 그린거야?
아이 : 이이이이이거 ㅅㅅ스스사사자자야.

위의 예는 정상적인 말더듬과 다른 유형의 말더듬이다. 이러한 말더듬이 나타나는 간접적인 이유는 모두 밝혀지지 않았으며 내적·신체적 소인과 후천적 발달·환경요인을 전제로 한 가설적 이론들이 제안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Van Riper가 주장한 근거에 따른 “근육운동의 붕괴”(motor disruptions)에서 찾고 있다. 두 예를 보면 정상비유창성보다 그와 다른 말더듬이 시간상으로 붕괴된 음소가 더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밀하게 연결하는데 필수적인 근육운동들이 동시적이고 연속적인 프로그램상의 시간조절이 붕괴되어서 더 작은 소리단위로 쪼개진 것으로 본다. 시간조절의 붕괴로 다음 말소리로의 전이(transition)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모음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반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동이 더듬는 빈도수가 많거나, 단어단위(엄엄엄마, 신발신발신발...)가 아닌 소리단위로 더듬는 경우(ㅅㅅㅅㅅ서선생님, ㅇㅇㅇ엄마...), 반복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

발음이 부정확해요.

두 번째 언어 발달의 관문이 발음이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부정확한 발음이 지속된다면, 아동은 말하는 것을 꺼려하거나 말하고자하는 것을 과잉행동, 울음, 짜증내기 등으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 : 떠땐닌 타탕 두테요.(선생님 사탕 주세요.)
치료사 : 무슨 맛 줄까요?
아이 : 메욘(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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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 : 이게 뭐야?
아이 : 매무이에요. 애는 아쁜애에요.(괴물이에요. 얘는 나쁜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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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 이모, 애다 *** 두따?(이모, 내가 로보트줄까?)
이모 : 응? 뭐라고??

말할 때 받침이 생략된다, 또는 다른 단어로 바꿔서 말하는 단어들이 많다, 아이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잘 이해하지 못 한다 등 만 3세 이후에도 이러한 오류가 나타난다면, 언어치료사에게 의뢰하여 자세한 말, 언어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는 아동이 잘못된 조음 습관으로 발음이 부정확 할 수도 있지만, 조음 기관의 문제로 인하여 발음이 명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아이들의 작은 습관도 고착될 수 있다. 만 4~5세가 되면 90%정도의 자음 정확도를 나타내며 더듬는 횟수도 줄어든다.

부정확한 발음의 경우에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보다는 조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전문기관에서 아동 발음, 표현어휘와 이해어휘, 말더듬에 대하여 자세하게 평가 받아 현재 언어수준을 알아본다.

그 후에 적합한 언어치료사에게 다양한 언어자극법 및 교수법들을 제공받는 것이 아동의 언어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아동의 발음을 평가하는 공식적인 검사도구로는 아동용 발음평가(APAC), 어휘 평가도구로는 수용·표현 어휘력검사(REVT)가 있다.

비공식적인 검사로는 아동의 발화분석이 있으며, 아동의 발화로 말더듬, 문장구성, 문법형태소 사용 등에 대하여 알아볼 수 있다.

별다른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발달하면 좋겠지만, 복잡한 말·언어 산출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도 있다. 왜 이렇게 발음이 안 될까? 말을 못할까?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작은것 하나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도움을 주는 것은 내 아이에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언어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3~4세에 또래관계가 형성되면서 의사소통, 발음 문제 등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부모가 섬세하게 지켜봐야 할 때이다.

◀ 5분 되새기기 ▶

2~6세 아동들은 첫 음절을 반복하는 현상을 자주 보인다.

이는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조음기관 및 근육 등으로 인하여 더듬는 경우가 있으니, 아동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잘 들어주자.

더듬는 단위가 단어단위(예; 신발신발신발, 엄엄엄엄마 등......)가 아닌 소리단위(ㅇㅇㅇㅇ아빠!, ㅅㅅㅅ서서선생님 등......)로 더듬는 경우에는 자세히 관찰해보고 전문가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만 3세 이후에도 받침이 생략된다거나, 아이가 하는 말을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언어치료사에게 자세한 말 평가를 받는 것이 조음 발달에 도움이 된다.

만 4~5세가 되면 90%정도의 자음 정확도를 나타내며 더듬는 횟수도 줄어든다. 물론 아이들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우리아이가 또래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는 조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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