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하는 “감사합니다”
현대에는 먹을 것도 풍부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얻기도 쉬워졌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세상인데 왜 우리의 입에서는 불평 불만이 멈추지 않을까요? 물질적인 풍요 속에 정신적 빈곤함이 자리잡고 있어서 일까요. 이렇게 마음 속의 감사함이 사라지고 마음이 굳어져 갈 때면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위암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다가 반복적인 장폐색증이 와서 자주 입원하신 어르신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인상은 참 선하고 인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늘 출근할 때면 손녀를 보듯 환하게 웃으시며 '안녕하세요'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제가 BST(혈당)를 체크하고 Vital sign(활력증후) 을 측정해도 IV line start(정맥주사)에 실패하고 다시 주사를 놓을 때도 늘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옅은 미소를 입가에 담아주셨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물어봐 주시며 제가 업무에 지쳐 힘들어 할 때면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어느 날 응급실을 통해 입원을 하셨을 때에는 얼굴색도 좋지 않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고 침상에 누워 있는 것 조차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시간당 소변량을 측정하였는데 언젠가부터는 이뇨제를 써도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다리는 붓고 얼굴색이 까맣게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때에도 제가 투약을 하거나 처치를 시행할 때 '감사합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르신이 한마디 한마디 말씀하시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는데도 그 말 만큼은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습이 제가 본 마지막 이였습니다.
컨디션이 나빠져서 중환자실로 옮겨 가셨고 그 곳에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이야기를 담당의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생사의 주권은 인간에게 없고 죽음은 누구나가 겪는 일이겠지만 특히 어르신의 사망 소식은 더욱 마음이 아렸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의 인자한 미소와 감사하다는 말은 제 마음 속 한 켠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있으며, 효도 할 수 있는 부모님이 건강히 살아 계시고, 열심히 일해서 동생에게 용돈도 줄 수 있고, 저의 전문지식과 기술로 어려운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제 마음 속의 불평 불만들을 내보내야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하루에 감사함이 넘쳐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