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76

JCI 인증을 준비하면서 병원에 존재하는 장비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에 당황한 적이 있다. 간단한 소화기부터 대형 장비 까지 장비 목록을 관리하고 점검표를 작성해야 하는 일을 맡은 사람은 아마도 막막할 것이다.

1000병상이 조금 안 되는 우리병원의 ‘imfusion pump’만해도 800여대가 넘는다고 한다. 대형병원이라면 관리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단 관리 대상의 장비 목록이 정확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누락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외래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경우 대여 장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도 사용하는 병원이 관리하고 있거나 아니면 외부 기관에서 관리한다는 자료가 확보돼있어야 한다.

하여간 병원 안에서 눈에 띄는 모든 장비는 관리 대장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일단 목록이 완성되고 나면 각 장비마다 언제 점검을 실시했는지 표식이 깔끔하게 장비에 붙어있어야 한다.

수술실, 영상의학과 같은 곳은 구석구석에 장비들이 있고 자칫 이러한 곳의 장비들이 대장에는 있는데 실제 점검표가 붙어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정말 주의해야 한다.
환자 기록을 보러 가거나 진료 과정을 보러 가다가 갑자기 눈에 띄는 장비 점검표를 확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명심할 것은 도무지 어느 방향으로 심사가 돌변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점검표를 깔끔하게 정리했으면 언제 점검을 했는지 일일이 확인해서 장비의 특성에 맞게 일정 주기로 점검을 한 기록이 되어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수많은 장비의 점검 주기를 지키고 빠뜨리지 않으려면 병원 마다 장비 점검의 원칙을 정해야한다. 즉 장소와 장비의 종류에 따라 주기를 정하고 한꺼번에 장비 점검이 몰리지 않도록 배분을 해야 한다.

담당 직원 한두 명이 병원 내 모든 장비를 완벽하게 점검한다는 것은 사실상 너무 어려운 일이라 장비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물론 장비 담당자가 점검을 하겠지만 사용자가 가까운 장비의 누락되거나 불성실하게 점검된 기록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장비 점검 담당자에게 고지를 해야 한다.

인증을 통해 정말 병원의 수많은 직종 종사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렇게 점검해도 나 참. 분명 엉망인 장비가 구석 어디선가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를. 아니 저게 어디 있다가 나타났지? 하게 된다. 구석구석, 꺼진 불도 다시보자.

<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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