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74

TV 의학드라마를 보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운을 입은 의사들끼리 수술 이야기, 환자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어떤 분이 말하기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의사들끼리 잘못된 수술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하는 소리를 우연하게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걱정되더라는 것이다. 복도에서건 어디서건 일반인들이 있는 공간에서 무심코 환자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반드시 금지되어야 한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간호 스테이션에 커다란 칠판이 있고 거기에 병실과 환자명, 진단명, 입원일과 수술일 들이 적혀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절할 일이다.

대중에게 환자의 개인 정보를 다 알려준 셈이니 말이다. 간호 스테이션에 차트가 올려 있거나 환자의 정보가 담긴 컴퓨터화면이 복도 쪽에서 보이게 하는 것은 절대 금기 사항이다.

또 컴퓨터를 켜고 특정 환자의 정보를 화면에 띄우고 작업을 하다 자리를 비우게 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급한 연락을 받고 일어나면서 화면을 닫는 일을 잊기 쉬운데 덕분에 환자의 정보와 영상자료들이 컴퓨터 화면에 적나라하게 떠 있는데 이는 안 될 일이다.

외래에서 범하기 쉬운 상황으로는 바쁘게 진료하다 보면 다른 환자의 정보를 띄우고 입력하는 도중에 다음 환자가 들어오고 이 상황에서 기다리시라 하고 계속 이전 환자의 처방에 매달리는데 이런 모습은 안 된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다른 환자의 정보를 보고 있는 꼴이다.

병실을 들어갈 때도 노크를 하고 불쑥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노크 후 안에 있는 환자의 허락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것을 인증단에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policy에 환자의 사생활 보호라는 항목을 만들고 이런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행동은 어떻게 보여줄까? 사생활 보호 항목을 전 직원이 숙지하고 인증단이 질문하면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병원의 경우는 컴퓨터 화면이 정지되고 일정 시간이 흐르면 자동 화면보호기로 넘어가서 정보가 가려지게 되어있다.

또한 화면 보호기로 전환되는 순간 컴퓨터 화면은 병원에서 강조하는 교육 내용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사생할 보호와 교육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tip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