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빠진 사람…자기를 찾는 시간 가질 수 있어

사진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지영석 제일병원 마취과 교수
“자기를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사진동호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지영석 마취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촬영을 ‘자기를 나타낼 수 있는 취미’라며 사진을 찍음으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간명하게 설명했다.

여럿이 함께 다니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서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혼자 사진출사를 나간다는 지 교수는 사진을 촬영함으로써 자기를 찾는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시간으로 일컬어지는 새벽에 홀로이 적막한 피사체를 바라보게 되는 기회가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버릇이기도 하다.

지 교수가 사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초등학교 동창이자 명지대 여가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정운 교수의 ‘한국 남자는 재미없다’는 내용의 강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영석 교수의 사진 작품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현상이 자신을 직함으로만 소개할 뿐 자신이 ‘빠진’ 분야에 대해 호기롭게 드러내놓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김 교수의 강연내용으로, 지 교수는 이 강연으로 인해 사진을 자신이 피력할 수 있는 취미로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남보다 큰 열정으로 2007년 10월 제일병원 사진동호회의 창립을 주도했으며, 창립 1년 만인 지난해 12월 1일 퇴계로 후지 포토살롱에서 사진전시회를 갖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도 12월에 같은 장소에서 2회 사진전시회를 갖게 된다.

사진전시에 얽힌 일화는 지 교수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바로미터다. 지 교수는 병원에 사진을 전시하자고 제안해 성사됐지만 어린이의 손길 등으로 회원들의 열정의 결과물인 사진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는 안타까워서 자신이 제안해 이뤄졌음에도 다시는 병원에서 사진을 전시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2008년 사진동호회 전시회 팜플릿(life&love)
병원에서는 지 교수를 ‘사진에 빠진 사람’으로 일컫는다. 그동안 유수의 동호회를 비롯한 각종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했으며, 사진에 대해서는 실기 뿐만 아니라 이론에 대해서도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는 바지런함을 보인다.

지 교수는 사진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고 활력을 얻은 것은 물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또 여행의 풍부한 맛은 심미안을 갖게 하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좋은 사진을 위해 좋은 장소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 교수는 좋은 작품을 찍기 위해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창의적이고 그 속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야 함에도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천편일률적인 사진을 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비싼 카메라를 집착하기 보다는 싼 것으로 기본부터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노출 등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필름 카메라로 시작하는 것도 좋안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동안 병원에서 맡은 보직으로 인해 바쁜 시간을 보내다보니 4월 이후에 야외로 나가지 못해 심신이 지쳐가고 있다고 말하는 지 교수는 올 여름에는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다녀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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