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료 1조·지분 투자·공동개발’… K-바이오 글로벌 신뢰 얻다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인벤티지랩 다국적제약사와 협력 확대

2025-11-24     김상일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다국적제약사와 잇따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산업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과 국내 바이오기업과의 협력 모델이 과거 단순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 공동연구, 기술료 지급 등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다양화 전략화되고 있는 한편 글로벌 신뢰가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일라이 릴리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해 전략적 신뢰를 공고히 했고, 알테오젠은 키트루다SC 개발을 통해 1조 원 규모 기술료 시대를 열 가능성을 높였다. 인벤티지랩 역시 베링거인겔하임과 추가 공동연구 계약을 맺으며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테오젠은 자사의 피하주사 제형 플랫폼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을 활용한 키트루다SC 개발을 통해 기술료 수익 1조 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ALT-B4 생산권을 파트너사에 넘기지 않고 직접 CMO를 통해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 독점성과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최근 유럽 허가 획득에 따른 약 265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유입됐고, 2025년 4분기에는 키트루다SC 상업화 매출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은 “FDA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2,500만 달러가 3분기 실적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며, 향후 타 지역 허가 및 판매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 수령도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22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글로벌 빅파마가 국내 바이오벤처에 직접 지분 투자를 단행한 첫 사례로, 기술이전 계약에 이어 전략적 신뢰 관계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릴리와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해당 기술은 뇌혈관장벽 투과에 특화된 독자 플랫폼으로 비만 등 대사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공동연구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계약은 베링거인겔하임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인벤티지랩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력에 대한 신뢰와 사업적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기존 공동연구 파이프라인의 성과뿐 아니라 이번 추가 계약으로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단기간 내 사업화 성과를 구체화하고,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단순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에 직접 투자하거나 공동개발에 나서는 흐름은 산업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며 “국내 기업 입장에서도 자금 확보와 임상 개발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