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남’도 예외없는 ‘남성 갱년기’

50~70대 남성 테스토스테론 정상치 30~50% 수준, 무력감·우울감 신호일 수도 스트레스·비만·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호르몬 감소 속도↑ 강동경희대병원 이형래 교수, “예방 위해 운동·금연 절주와 정신 관리 필수적”

2025-11-13     의학신문

[의학신문·일간보사] ‘테토남’이라는 신조어가 일상에 깊이 자리잡을 만큼, 남성 호르몬은 활력과 자신감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남성이라도 세월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몸과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남성 호르몬의 감소는 피로감과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이형래 교수

서서히 찾아오는 남성 갱년기

남성 갱년기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신체·심리적 변화의 시기다. 테스토스테론은 20대 초반을 정점으로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하며, 50~70대에는 정상치의 30~50% 수준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신체 건강과 정신 안정, 성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호르몬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 다양한 신체·정서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성욕 저하는 물론, 의욕·체력·자신감까지 영향

남성 갱년기는 단순히 성욕 저하나 발기부전으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골밀도 감소와 근육량 저하되고, 체지방이 증가하면서 복부비만이 되거나 이른바 ‘거미형 체형’으로 변하기 쉽다.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거나 땀이 많아지고, 체모가 줄며 피부가 푸석해지는 등 겉모습의 변화도 나타난다. 호르몬 저하는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무기력감, 상실감, 짜증, 불안, 예민함을 유발하고,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 “방치하면 몸 전체 균형까지 무너질 수 있어”

호르몬이 감소하면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지면서 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고, 골밀도 저하로 인한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 커진다. 또한 수면장애로 인한 만성 피로가 쌓이고, 기분 저하나 의욕 상실로 정신적 불안정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남성 갱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우울증, 수면장애, 대사질환으로 이어져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호르몬 수치 떨어지기 전, 조기 관리 핵심

남성 호르몬 수치는 하루 중에도 변동이 크기 때문에 혈액 검사는 오전 7시~11시 사이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기저질환이 없는 성인 기준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ml 미만이면 남성 갱년기로 진단할 수 있으며, 3.0ng/ml 이하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간·갑상선 질환 등은 호르몬 감소 속도를 앞당겨 갱년기를 더 일찍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치료는 남성호르몬 보충요법(경구약, 바르는 연고, 비강 흡입제, 주사제 등)으로 진행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따라 맞춰 조절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금연·절주 △건강한 정신 관리가 필수적이다. 남성 호르몬은 근육세포에서 생성되므로 주 3~5회의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호르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식단은 단백질·비타민 D·아연·셀레늄이 풍부한 굴, 게, 장어 등 해산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혈관 건강을 위해 금연을, 간 기능 유지를 위해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남성 갱년기는 단순히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균형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족과의 소통과 배려를 통해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