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초기 폐암까지 확대해야”… 치료 패러다임 급변

초기 면역치료 확대, 글로벌 연구 교류 등 새로운 폐암 진료 방향 제시

2025-11-06     유은제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면역항암제가 4기 환자만의 치료제가 아니라 초기 폐암 환자의 근치적 치료 전략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폐암학회는 6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KALC 2025)’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회는 면역치료 중심의 조기 치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완화의료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폐암학회 강진형 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면역치료제가 폐암 4기 환자를 넘어서 수술 전후 근치적인 치료 목적으로 암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도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형 회장

강 회장은 “이제 면역 치료는 전이성, 진행성 폐암에서 근치적인 치료를 위해 초기 단계의 폐암에서 면역 치료제가 도입되는 시간이 왔다”며 “건보재정을 떠나 임상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에 상당수 의료진이 처방을 확대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항체 항암체, 접합체 등 다양한 종류의 면역치료제가 등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단순한 약물 접근을 넘어 폐암 치료의 개념 자체가 전이 환자 중심에서 조기 진단·조기 치료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상급종합병원 전환에 따른 진료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암환자의 완화의료를 위한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학병원의 중증질환 중심의 진료 구조에서 2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우홍균 이사장(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은 “현실적으로 대학병원은 아직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완화의료를 대학병원에서 맡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을 2차 병원이 기능적으로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며 “의료전달체계의 소프트웨어적 설계가 여전히 미흡해 완화의료 실질화까지 갈 길이 멀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진형 회장은 “항암치료·수술·방사선 등 고난도 치료를 수행하는 대학병원에서 완화의료까지 충분히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전문적인 환자 관리가 가능한 2차 병원과 요양병원이 함께 구조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부터 환자 삶까지 총망라

올해 학술대회는 면역항암제 조기 적용, 수술 전·후 치료 전략, ctDNA 기반 치료 최적화, 항체약물접합체(ADC), T세포 면역치료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총 33개 세션, 90개의 주제로 구성됐으며 11개국에서 166편의 초록이 제출됐다.

오인재 학술이사(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는 “K-culture 확산과 함께 동남아 연구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의학 분야를 이끌어 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껴 연구자들이 부담을 줄이고 학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그랜트 트래블 제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세션 구성도 영국·미국·스위스 등 다국적 석학들이 참여하도록 설계해 국제 학술 교류의 폭을 넓혔다.

우홍균 이사장은 “내년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폐암학회(WCLC 2026)가 열리는 만큼, 기존 WCLC 주요 발표자와 최신 연구 성과를 가진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3분의 2 이상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된 연구자들로 채워 이번 학회 발표 수준은 역대급”이라고 강조했다.

또 ‘Partnering for Life’ 세션을 구성해 영국·호주·한국 연자들이 환자–의료진–간호사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환자들의 인생을 설계하는 세션도 마련됐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오프라인으로 전환됐던 폐암의 날 행사도 대면 방식으로 재개했다. 환자들의 경험을 직접 듣는 세션을 강화해 폐암 이후 삶, 사회 복귀, 가족 역할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강진형 회장은 “폐암 환자들이 중증 혜택이 끝난 뒤 사회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력 손실을 줄이는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폐암 환자가 사회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