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자 신규 발생 6만 2420명…진료비 최다 ‘고쉐병’

2023년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질환별 성별·연령군·지역별 현황 공개 확대 희귀질환 사망자는 전체 발생중 3.4%…연령군별로 80세 이상이 16.7%로 최다

2025-10-31     이승덕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최근 1년간 발생한 희귀질환자 신규 환자가 6만 2420명으로 전년보다 70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사망자는 2093명으로 3.4%를 차지했으며, 환자 1인당 본인부담금은 약 68만원, 부담이 가장 큰 질환은 3억원을 넘는 ‘고쉐병’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이 31일 공표한 ‘2023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소개됐다. 

질병청은 2020년부터 매년 국내 희귀질환의 발생·사망·진료이용정보를 담은 국가승인통계로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를 발간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연보는 질환별 성별·연령군별·지역별 발생 현황 공개 기준을 완화해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200명 초과발생 질환에 한정해 질환별 세부현황을 공개했으나,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이번 연보부터 전체 질환에 대해 성별·연령군별·지역별 발생 현황을 공개하게 된 것이다. 

다만, 환자 및 전문가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발생자 수가 1~3명으로 극소수인 질환의 경우 가림 처리로 개인정보를 보호했다.

2023 통계연보 주요 내용을 보면, 2023년 한 해 희귀질환 신규 발생자 수(산정특례 등록)는 총 6만 2420명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대비 7468명 증가했다.

이는 ‘다낭성 신장, 보통염색체우성(4830명 발생)’, ‘특발성 비특이성 간질성 폐렴(313명 발생)’ 등 42개 질환이 2023년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지정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신규 발생자(6만2420명) 중 극희귀질환은 2510(4.0%), 기타염색체이상질환은 113명(0.2%)이었으며, 그 외 희귀질환은 5만 9797명(95.8%)이었다. 발생자의 성별로는 남자 3만 1614명(50.6%), 여자 3만 806명(49.4%)으로 거의 비슷했다.

‘극희귀질환’은 진단법이 있는 독립된 질환으로, 극히 유병률이 낮거나(유병인구 200명 이하) 별도의 질병분류코드가 없는 질환이며, ‘기타염색체이상질환’은 과학·의료기술 발달로 발견된 질환명이 없는 새로운 염색체 이상(염색체 결손, 중복 등) 질환으로, 별도의 질병분류코드 또는 질환명이 없지만 증상이 아닌 질환으로 규정할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

질병청이 ‘사망원인통계(통계청)’를 수집·분석한 결과, 2023년 희귀질환 발생자 중 당해 연도(2023년 1월 1일~12월 31일) 사망자는 총 2093명(발생자 대비 3.4%)으로 나타났다(남자 1280명, 여자 813명).

연령군별 발생자 수 대비 사망자 수 비율은 80세 이상(16.7%)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70-79세(7.3%), 60-69세(3.1%), 1세 미만(2.6%), 50-59세(1.4%)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희귀질환 발생자 중 진료 실인원은 총 6만 50명이고, 1인당 평균 총진료비는 약 652만원, 그 중 환자 본인부담금은 6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진료비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최초 등록한 날부터 1년간 진료비로 급여비와 환자 본인부담금을 합한 금액이다(비급여 제외). 

희귀질환 중 진료비 부담이 가장 큰 단일 질환은 고쉐병(총 진료비 3억1800만원, 본인부담금 3184만원)이었으며 △모르키오 증후군(총 2억4500만원, 본인부담 2456만원) △Ⅱ형 점액다당류증(총 2억1300만원, 본인부담 2132만원) △폼페병(총 1억6600만원, 본인부담 1670만원) △헐러-샤이에증후군(총 1억6200만원) 순으로 확인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는 것은 희귀질환 맞춤형 정책 추진의 첫걸음”이라면서 “앞으로도 근거 기반 정책이 추진되고, 관련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통계 연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희귀질환자와 가족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희귀질환 국가 관리체계를 지속 강화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