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능형병원 도약…“DX서 AX로 전환 필요”

의료 AI 신뢰성 검증·데이터 표준화·운영상 가치창출 3단계 모델 제시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센터장 “AI, 의료조직 구성원으로 진화해야”

2025-10-29     정광성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국내 병원의 글로벌 지능형병원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DX로 구축한 데이터 인프라를 AX로 전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디지털혁신센터 차원철 센터장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의료 AI의 병원 적용사례와 과제’ 보고서의 기고문 ‘스마트병원의 DX to AX: 병실에서 시작되는 변화’를 통해, 디지털 전환(DX)에 이어 AI 중심의 자율형 의료 생태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차 센터장은 국내 의료기관들이 여전히 ‘정보 연결 수준의 디지털화’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는 병원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실을 짚었다.

그는 “기존의 DX가 진료·운영·연구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반 인프라’였다면, AX는 이러한 데이터를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하며,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지능형 행위자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즉, AX는 의료정보를 단순히 모으는 단계에서 벗어나, 데이터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형 병원 생태계’로 발전하는 과정으로, 차원철 센터장은 AX 전환을 위한 세 가지 전략 단계를 제안했다.

자료: 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의료 AI의 병원 적용사례와 과제’

첫째 단계(Curated Data Generation)에서는 의료 AI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렬 프로세스를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차 센터장은 “AI의 기술적 정확성뿐 아니라 임상적 유효성과 의료진 수용성을 투명하고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병원은 Real-time Evaluation Platform을 운영해 AI의 실제 임상 성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여기에 다기관·다학제 기반의 임상실증 네트워크와 정교한 성능평가 가이드 라인이 결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그는 둘째 단계(Multi-Model Orchestration)에서 병원 내 다양한 AI 모듈의 통합 운용을 위한 표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차원철 센터장은 “병원별로 상이한 EHR 구조와 연동 프로토콜은 AI 도입의 가장 큰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정부가 협력해 표준 API, 데이터 포맷, 보안 프로토콜을 정의한 범용 EHR-AI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병실 내 다양한 생체신호 예측·낙상 탐지·환경제어 등 다양한 AI 모듈을 통합 운영하기 위한 상호운용성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것.

차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AI Value Creation 단계에 대해 “AI 기술이 병원 운영에 실질적 임상·운영상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단계”라며 “병원은 표준화된 AI 플랫폼 위에 검증된 모듈을 선택적·확장적으로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시한 3가지 단계의 전략이 완성될 때 AI가 의료진의 진료·병동운영·환자케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X 병원 모델이 완성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차원철 센터장은 “이러한 구조가 정착되면 AI는 단순 도구가 아닌 의료조직의 구성원처럼 작동하게 돼 병실 단위에서 환자 상태를 감지·판단·대응하는 자율형 Smart Ward가 구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 센터장은 “DX 구축한 데이터 인프라를 AX로 전환시켜 신뢰가능한 의료 AI생태계와 상호운용 가능한 플랫폼, 가치 중심의 AI활용 체계를 갖춘다면 국내 병원들이 세계적 수준의 지능형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