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신약개발 ‘필수 기술’ 부상…각국 대규모 투자 경쟁 본격화
미국·EU·한국, 생명과학 중심의 양자 R&D 확대 양자컴퓨팅 신약개발 시장 2030년 8억1000만 달러 전망…연평균 12.2%↑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양자컴퓨팅이 신약개발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양자기술 연구개발(R&D) 경쟁에 돌입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글로벌바이오헬스산업 동향 569호 포커스’ 보고서는 양자컴퓨팅의 발전으로 보건의료분야에서 활용되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여러 계산 경로를 동시에 탐색할 수 있어 복잡한 패턴 인식과 정보들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 복잡한 의료데이터의 패턴을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분석할 수 있어 보건의료 분야 핵심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DNA나 단백질은 원자수준의 양자물리법칙을 따르는 만큼 양자 컴퓨터가 자연스럽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며, 병원 운영이나 치료 계획 같은 복잡한 최적화 문제들을 양자 알고리즘으로 빠르게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보고서는 “특히 신약개발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10~15년 걸리던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약개발 산업에서 양자컴퓨팅은 △단백질 시뮬레이션 정밀도 △전자 구조 시뮬레이션 △약물-단백질 결합 △부작용 예측 등 영역에서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
이에 기업은 물론 각국이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모르도르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신약개발 시장은 2025년 4억5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8억1000만 달러로 연평균 1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먼저 미국은 2024년 ‘양자기술법’을 재승인하며 5년간 총 24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3억 달러는 양자컴퓨팅 기반 신약개발 연구에 직접 사용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국립과학재단(NSF)과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을 중심으로 연방 차원의 양자연구센터 설립, 인력양성 프로그램 지원, 민관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양자-바이오 융합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양자 핵심 사업’을 통해 총 1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 30% 이상을 생명과학 및 신약개발 응용연구에 배정하며, 각국의 제약산업 강점과 첨단 양자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와 더불어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럽 주요 제약사들은 이미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단백질 시뮬레이션 및 항체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1980억원 투입…2035년 ‘양자 세계 4위’ 목표
아울러 한국 정부도 양자컴퓨팅과 생명과학의 융합 연구를 국가 전략 과제로 선정하고, 오는 2035년까지 양자 세계 4위를 목표로 1980억원을 투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양자과학기술 분야에 전년 대비 54% 증가한 1980억 원을 투자하며, 이 중 479억 원을 양자컴퓨팅 기반 생명과학 연구에 배정했다.
또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을 통해 인세리브로 등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양자 인력과 기업을 10배 이상 확대해 ‘양자 세계 4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양자기술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약 20억 달러에 달했으며, 관련 특허 출원 건수도 13% 늘어 상용화 속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IBM은 2014년 대비 양자컴퓨팅 관련 특허 출원이 6배 증가했으며, 전체 특허 중 해당 기술의 비중이 19배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양자기술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