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대책 시급하다
올 여름은 참 더웠다.
그래서 ‘더위가 무섭다’, ‘너무 더워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 라는 말이 회자됐다.
오래 전부터 기후변화 때문에 지구가 더워지고 지구 연평균 온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얘기는 숱하게 들어왔지만 막상 여름기온이 예상을 뛰어넘어 올라가고 체감하니 기후위기를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도 남음이 있다.
여름철 폭염은 온열환자의 증가로 이어졌다.
온열질환은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고 고온의 환경에 장시간 노출시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시 생명이 위태로울수 있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통계는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가 4배, 이로 인한 사망자가 3.2배 증가했다고 알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020년 1078명에서 2024년 3704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여름도 예외가 아니어서 9월 6일 기준으로 온열질환자가 4370명에 달해 ‘온열환자 역대 최고’ 기록은 따논 당상이다.
온열질환 사망자 추이도 심상찮다.
2020년 9명, 2021년 20명, 2022년 9명, 2023년 32명, 2024년 34명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4394명, 9월 9일 기준)를 성별로 보면 남성(3494명)이 여성(900명)보다 압도적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30.3%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19.6%), 60대(18.8%)로 중장년층이 절대적이다.
나이, 건강상태 같이 생리적 요인과 직업이나 직업 환경 같은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더위에 대해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온열질환 문제는 우리나라만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온열질환자 6만명이 넘게 나왔다는 통계도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는 2022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자를 집계하는데, 작년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전년보다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마다 올해 정도 또는 그 이상의 폭염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폭염 등 기상 재해와 기상청에서는 ‘기상재해 특보 운영 세칙’에 따라 폭염특보(주의보·경보)를 발령할 때 대국민 행동요령·건강 유의 메시지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에서는 폭염대종합대책 수립, 무더위 쉼터 운영 등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야외노동자 지원, 응급대응 등 지자체별로 편차가 있어 한계가 지적된다.
무엇보다 온열질환을 스쳐가는 문제 정도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교정이 시급하다.
단순한 폭염 휴식권 보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산업구조 개선이나 근로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당국자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폭염으로부터의 보호는 그것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있어 필수의약품처럼 다뤄져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반드시 새겨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