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을 새기다]베체트병

작은 자극에도 염증 쉽게 생겨…연 3회 구강궤양 반복·피부병변 등 종합 판단해 진단  소염제 ‘콜히친’ 우선사용하고 필요 시 스테로이드…국내 산정특례 환자 892명

2025-08-27     이승덕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베체트병(Bechet's disease)은 다양한 크기의 혈관을 침범할 수 있는 혈관염으로, 구강 및 성기부 궤양, 피부병변, 눈의 염증이 특징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베체트병이란 말은 1930년대에 이 병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발표한, 튀르키예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라는 의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 질환은 주로 극동아시아와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곳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서 발생할 수 있고, 어떤 나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젊은 나이에 처음 발생한다. 다른 질환에 비해서 발생빈도가 비교적 낮아 희귀질환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희귀질환 산정특례 신규등록자수 892명(베체트병(M35.2))이며, 여자 583명, 남자 309명으로 구성돼 있다.

베체트병의 주요 증상은 구강궤양, 음부 궤양, 피부 병변, 눈의 염증, 관절염이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염증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구강궤양은 작고 둥근 모양으로 하얗거나 누런 막으로 덮혀있는 형태로 통증이 강하며 재발한다.

피부병변은 결절 홍반이라고도 불리며, 하지에 흔하게 발생하며 둥그런 붉은 반점이 특징으로 압통과 열감을 동반한다. 또한, 모낭염도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눈에는 포도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후방 포도막염이 반복되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베체트병 주요 정보(출처: 희귀질환 헬프라인)

합병증으로는 중풍처럼 반신불수를 일으키는 신경 베체트증, 소장 부위의 심한 궤양으로 복통과 만성 설사를 일으키는 위장관 베체트증, 혈관이 막히거나 늘어나거나 파열될 수 있는 혈관 베체트증이 있다.

베체트병의 원인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 작용으로 이상 면역이 생겨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1년에 3회 이상의 구강궤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더해, 음부궤양, 피부병변, 눈 염증 등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된다. 

질병 치료는 침범 부위와 중증도에 따라 이뤄진다. 구강궤양, 음부궤양, 피부병변은 콜히친(colchicine, 소염제)이라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으며, 필요 시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베체트병 관리를 위해 희귀질환 전문기관 운영, 의료비 지원, 쉼터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희귀질환자 진료, 연구, 등록통계 사업 수행으로 권역 내 희귀질환 대응을 위해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17개소).

쉼터 운영은 비수도권 거주 희귀질환자들이 진료 등을 위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의료기관 방문 시 무료 숙박을 제공(5개실)하는 ‘단기숙박시설’과 희귀질환자·가족 건강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문가 연계 심리상담 및 미술치료 등 정서적지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주간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저소득 건강보험가입자(기준중위소득 51% ~ 140% 미만)에게 의료비를 지원해 가계 재정 부담 경감과 삶의 질 제고, 적기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신청은 희귀질환 헬프라인 홈페이지 온라인 신청 또는 희귀질환자의 주민등록지 관할 보건소 방문 신청으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