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복지부 테니스대회 MVP가 말하는 ‘공직자의 스포츠’
김청태 前 연금공단 디지털혁신본부장 “건강은 물론 업무 효율 높이는 윤활제” 매년 함께 쌓아오는 인연, 복지부 산하 기관 간 업무 증대시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지난 6월, 30mm 빗줄기의 악천후 속에서도 제37회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복지부 테니스동호회·의학신문 주관)가 참석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대회는 국민연금공단이 1부·여성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실력을 한껏 보여준 가운데, 김청태 전(前) 국민연금공단 디지털혁신본부장<사진>에게도 뜻깊은 행사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과 매너를 보인 ‘MVP(일석상)’을 수상하면서 ‘운동하는 공직자’로서의 의미 있는 마무리를 지었기 때문이다.
김 전 본부장은 1988년 연금공단(당시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입사해 37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연금공단 경북지사에서의 업무를 시작으로, 보건복지부 파견, 연금공단 구미지사장, 연금공단 본부 노사협력부장, 안전관리실을 거쳐 디지털혁신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연금 전문가로 헌신해 왔다.
특히 그의 끈기와 능력은 담당했던 연금공단 노사협력부장과 디지털혁신본부장 수행에서 두드러졌다.
1년을 맡기가 어렵다는 노사협력부장을 3년이나 담당하면서 박근혜 정부 방만경영 정상화,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도입 등 풍파 속에서 노사 양측의 갈등을 중재해 왔으며, 3년(2+1년)으로 임기가 마무리되는 디지털혁신본부장을 총 4년간 수행하면서 2400억원 규모 연금공단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러한 성과의 근원을 따라가보면, 교사들의 방과후 취미 활동인 테니스를 선망했던 중학생이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중학교 시절, 학교 근처 테니스장에서 선생님들이 테니스 치는 모습을 부러워하면서 보곤 했다. 당시에는 소위 ‘귀족 스포츠’로 불렸는데, 배워보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뜻하지 않은 기회는 연금공단 입사 후 5년이 지난 1992년에 생겼다. 공단 경북지부 동료들과 동호회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말마다 라켓을 들었던 테니스와의 30년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김 전 본부장은 테니스에 대해 “입문 초기에 느꼈던 매력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 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운동”이라며 “실력이 단기간에 잘 늘지 않아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에게 복지부장관배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복지부 테니스대회)와의 첫 만남은 필연적이면서도 드라마틱했다. 비공식 멤버인 ‘응원단장’으로서 참여한 첫 대회에서 경기를 직접 뛰고 레귤러 멤버가 된 사연이 있다.
복지부 테니스대회는 연금공단 이사장배 테니스대회를 통해 선발된 인원이 진출하는 나가는 구조였는데, 2003년 4월 당시 김청태 전 본부장은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서 ‘선수급’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복지부대회와는 인연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강렬한 응원으로 당시 공단 기획이사의 눈에 띄었고, 3부(당시는 1~3부가 존재) 후보 선수로 등록해 사실상의 응원을 맡았다.
그러던 중 3부 선수 중 한 명이 오지 않아 대타로 출전한 경기에서 승리를 견인하고, 3부팀이 4강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계기로 매년 경기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김본(김청태 본부장), 운동만 하고 일은 안 해?”
여러 업무 성과에도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의 평가를 장난스레 옮긴 이 말처럼, 김청태 전 본부장은 테니스를 비롯해 야구, 축구, 탁구, 육상 등 다양한 운동을 해오면서 신체와 정신을 단련해 왔다. 다만, 조직에서 승진을 거듭하며 늘어나는 업무로 포기하게된 많은 운동들 중에도 테니스와 야구만은 끊을 수 없었다고.
테니스는 김 전 본부장이 놓지 못했던 운동 중에서도 복지부 테니스대회 뿐 아니라 전국 동호인 대회의 우승 경험과 2002년 대구경북회장 등 리더로서의 이력이 있었다.
특히 야구는 2006년 2월 창단 후 선수에서 감독까지 다양한 포지션에서 야구단(연금이 야구단)을 이끌면서 기획재정부장관배 대회 우승 2회, 복지부장관배 대회 4회 우승을 이끌 정도로 특출난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운동경험들이 결국 구성원 간 ‘라포(Rapport, 유대)’를 쌓아 업무를 더욱 원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전 본부장은 “공단에서 여러 운동을 하면서 지역별 대표로 나오다보니 100여 개 지사중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며 “어느 지사든 운동을 하는 사람이 다 있는 만큼 업무처리 과정에서 서로 협조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신규 직원 교육 때에도 취미활동으로 운동을 무조건 하라고 권장한다.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업무에서도 크게 도움을 받는다”며 “함께 땀 흘리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때로는 술자리를 함께하며 소통하는 자리는 오랜 인연이 되어 무엇보다 훌륭한 자산이 된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에서도 이 같은 경험이 이어져 업무 연관성이 높은 복지부, 그 산하기관들과의 연계를 강화시켜준다는 설명이다.
김 전 본부장은 “경기가 열리는 매년 5월은 복지부와 산하병원, 건보공단(국민건강보험),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산하기관들이 만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이를 22년간 봐온 셈인데, 그래서 연락할 일이 있을 때는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락하게 된다”며 “IT 분야만 봐도 심평원과 업무연계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그러한 업무연계 과정에도 협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김청태 전 본부장은 늘어난 테니스 수요에 맞는 충분한 공간을 희망하는 한편, 향후에도 계속 선수로 활동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테니스붐’이라고 할 정도로 젊은 층에서의 유입이 경기를 할 곳이 부족할 정도이다. 연금공단의 테니스장의 경우에도 최초 설계보다 1개를 늘린 2개 코트임에도 부족할 정도”라며 “좀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공간이 확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퇴직 후에도 주 3회는 코트에서 테니스를 하고 있다. 동네에서 띠동갑(12년) 연상인 동호인이 있는데 주 5회 코트를 뛰면서 저와 대등하게 뛰는 모습에 멘토로 삼고 있다”면서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는 OB팀의 참여도 환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선수로서 참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는 보건복지 공직자와 산하 공공기관·단체 임직원들이 참여해 체력을 단련하고 단합된 모습을 표출하며 화합과 친선을 다지는 대회로, 1983년 1회부터 의학신문사가 주관하고 있다. 올해 37회 대회에서는 59개 팀 350여 명이 참가해 교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