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증가 추세 자궁내막암…병기 진행할수록 생존율 낮아져

3대 부인암 중 가장 발병률 높은 자궁내막암 젬퍼리 등 항암제 잇따른 출시로 치료 효과 기대 높아져…보험 급여는 높은 벽

2025-07-29     김상일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자궁내막암은 자궁 체부(몸통)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생기는 암으로, 자궁체부암의 94~98%를 차지한다. 지난 20년간 자궁내막암을 비롯한 자궁체부암 발병률은 2002년 여성 10만 명당 3.9명에서 2022년 15.4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 특히 2020년대 들어서는 3대 부인암인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체부암 중 매년 가장 많은 발생자수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궁내막암은 전 세계에서 6번째로 흔한 여성암이지만 자궁경부암 대비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으로 보다 적극적인 질병에 대한 위험성을 알려야 할 시점이다. 

자궁내막암 환자의 대부분은 조기에 진단되므로 보통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2년 간 자궁체부암의 5 년 상대생존율은 89.0%였다.  또한 조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생존율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병기가 높을수록, 조직분화도가 나쁠수록, 자궁강 내 암의 위치가 하부에 있을수록, 자궁 내 경관의 암 침윤 정도 및 자궁근층의 침윤 정도가 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자궁내막암의 치료 방법에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으며, 암의 진행 단계, 암세포의 조직학적 분화도, 암의 조직학적 형태, 연령, 환자의 전신 상태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수술은 가장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 조기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차 치료법이다.

수술 후에 병기 평가가 이루어지며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수술 후 보조적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진단 당시 암의 진행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항암화학요법 및 호르몬 요법 등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암이 진행됐거나 전이돼 수술이 힘든 경우, 혹은 재발된 환자에 한해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특히 대부분의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는 수술 후 보조적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의 근간이 되고 있다.

특히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은 1차 표준치료로 활용돼 온 백금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CP) 사용 시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이 3년 미만에 불과했던 데다,  영국에서 진행된 리얼월드(실제처방) 관찰 연구 분석자료에 따르면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년 미만에 그쳐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 

높은 증가 추세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은 지난 50여 년간 효과를 입증한 새로운 치료제가 없어 항암화학요법에만 의존해 왔다.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고 질병의 진행과 재발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중에 최근 잇따라 관련 항암제들이 출시되면서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주고 있다.

한국GSK 젬퍼리…유일하게 입증된 전체 생존율

 

GSK의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는 면역 체계의 활성을 이용하는 PD-1 저해제다.  면역세포의 면역관문 수용체인 세포 예정사 1인 PD-1을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로서 T 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와 결합해 암세포의 PD-L1 또는 PD-L2 사이의 결합을 방해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T 세포가 항종양 활성을 회복함으로써 암세포를 식별하고 공격하게 된다.

젬퍼리는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이 있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으로 사용하거나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의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진행을 나타낸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결함(dMMR)/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자궁내막암이 있는 성인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젬퍼리는 2024년 3월 식약처로부터 재발성 또는 진행성 dMMR/MSI-H 자궁내막암이 있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의 병용요법을 승인받은 지 약 9개월 만인 2024년 12월 불일치 복구정상/현미부수체 안정 환자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불일치 복구 결함 여부 관계없이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됐다. 

특히 1차 치료 표준요법인 백금기반 화학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 생존율 개선을 입증한 사례는 지난 20년간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연구 중 RUBY 연구의 젬퍼리 병용요법이 유일하는 등 자궁경부암 치료에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젬퍼리 RUBY 연구에 따르면 젬퍼리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4.6개월로 대조군 28.2개월 대비 16.4개월 연장됐으며, 환자의 사망위험은 대조군 대비 31% 감소했다.또한 젬퍼리 병용요법 투약 24개월 시점 전체 환자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대조군 대비 36%감소했으며, 무진행 생존율은 36.1%로 대조군 18.1%보다 18%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젬퍼리는 2023년 12월 1일부로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재발성 또는 진행성 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군 대상 2차 이상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았으며, 현재 1차 치료 급여 획득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제7차 암질환심의위회로부터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dMMR/ MSI-H 자궁내막암’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기준 확대의 적절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올해 6월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도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한국GSK HIV/항암제 사업부 양유진 총괄 전무는 “젬퍼리는 새롭게 진단된 진행성 및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 면역항암제 중 유일하게 입증된 전체생존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물론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치료제”라며 “무엇보다 최근 1차 dMMR/MSI-H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 논의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국GSK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 …린파자와 병용요법통해 치료 극대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는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 손상된 DNA 가 복구되도록 돕는 효소 PARP(폴리 ADP-리보스 중합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는 PARP 저해제이다. 

세포 분열 시 DNA는 두 개의 단일가닥으로 분리 후 복제되며 , 분리된 단일가닥은 자외선 노출, 방사선 및 기타 요인에 의해 손상된다. PARP는 복제 과정에서 손상되는 DNA 단일가닥의 복구를 돕는 효소로, 폴리 ADP-리보스 중합효소라고도 한다. 

PARP 저해제는 PARP의 작용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의 일종으로, 폴리 중합효소 저해제라고도 칭한다. 암 치료제로서 PARP 저해제는 약물이 PARP 활성부위에 부착되어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가닥이 복구되지 못하도록 유도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끈다.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이하 pMMR) 자궁내막암은 높은 생물학적 이질성과 낮은 종양 돌연변이 부담으로 인해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PARP 저해제인 린파자를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함께 병용 투여하는 경우, 린파자는 종양세포의 DNA 손상을 유도하여 종양세포 사멸과 함께 신항원 방출 촉진 및 PD-L1 발현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면역체계가 종양세포를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면역 활성화를 유도하여 임핀지의 보다 강화된 항종양 면역반응과 지속적인 치료효과를 돕게 된다.

린파자의 자궁내막암 주요 임상 시험인 DUO-E 임상 연구는 1차 치료로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CP)과 임핀지(더발루맙) 병용요법 이후 린파자(올라파립)와 더발루맙과의 병용 유지 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무진행 생존율 및 전체 생존율를 평가한 결과 대조군인 화학요법과 위약군 병용 대비 더발루맙 단독 유지 요법이 질병 진행 위험을 29% 감소시켰으며, 올라파립 병용 요법은 질병 진행 위험을 45% 감소시키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전체 생존율에서도 더발루맙 단독요법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고, 린파자 병용요법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pMMR 환자군에서는 린파자 병용 유지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15개월로 대조군(9.7개월) 대비 약 5.3개월 연장되었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43% 감소했다. 전체 생존율 역시 환자의 사망률을 31% 낮추며, 화학요법 단독 및 더발루맙 단독군 대비 추가적인 생존 개선 효과를 보였다.

2025년 4월 국내에서는 린파자정이 자궁내막암에서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과 더발루맙 병용 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서 더발루맙과의 병용 유지 요법으로 허가받았지만 자궁내막암에 대한 보험 급여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MSD제약 키트루다 …자궁내막암에서만 3개의 적응증 보유

 

면역항암제 최초로 자궁내막암 2차 치료에 사용되며 치료 환경 변화를 이끌어낸 키트루다는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불일치 복구 결함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해졌다. 이후 다양한 치료법이 등장하며 정체되어 왔던 자궁내막암 치료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면역 항암치료에 반응률이 높은 불일치 복구 결함이 있는(이하 dMMR) 환자는 물론, 그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던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이하 pMMR) 환자 단독 평가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에서는 치료 효과가 좋은 dMMR 환자와 전체 환자군을 평가해 pMMR 환자군에 대한 독립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키트루다는 dMMR/pMMR 두 코호트로 각각 평가해 사실상 ‘두 개의 임상을 진행한 것’이나 다름없는 접근법을 사용했다.

KEYNOTE-868/NRG-GY018 3상 임상의 추적 관찰기간 중앙값 7.9개월 시점 분석에 따르면 pMMR 환자군에서 키트루다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3.1개월로 1년 이상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며, 대조군의 8.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6% 감소시켰다. 중앙값 12개월 시점에 시행된 dMMR 환자군 평가에서는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

치료 반응률에서도 주목할 만한 차이를 보였다. 키트루다는 dMMR 환자군에서 82.1%의 객관적 치료 반응률을 확인했으며, pMMR 환자군에서도 72.3%의 높은 반응률을 보이며 대조군 대비 약 13%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완전관해 비율도 키트루다군에서 약 2배 가량 높았다. pMMR 환자군은 면역항암제 반응이 낮다는 기존 인식을 뒤엎는 결과다.

최근 공개된 후속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전체 생존 경향성도 확인됐다. 키트루다는 pMMR 환자군 대상 민감도 분석에서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으며, dMMR 환자군에서도 초기 분석과 유사한 수준의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키트루다는 해당 적응증 외에도 2개의 자궁내막암 적응증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이전 전신요법 이후 진행한 MSI-H 또는 pMMR 자궁내막암 치료로 렌바티닙과의 병용요법 △이전 전신요법 이후 진행한 MSI-H 또는 dMMR 자궁내막암 치료로 키트루다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MSD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3개의 자궁내막암을 보유한,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3대 부인암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라며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만큼 의료진분들의 사용경험이 풍부하다는 것도 키트루다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