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 후 손끝·팔 저리면 ‘후방종인대골화증’ 의심
골프와 건강 이음 -11
[의학신문·일간보사]
골프를 즐기는 시간은 스트레스를 날리며 최고의 샷을 위해 몰입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라운딩 후 손끝이 저리거나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처음엔 피로가 쌓였다고 넘길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후방종인대골화증(OPLL)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방종인대골화증은 경추(목뼈)를 지지하는 후방종인대가 석회화되면서 단단해지는 질환으로, 척수와 신경을 압박해 저림부터 시작해 심하면 마비까지 유발한다. 골프는 목과 척추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스윙 동작에서 발생하는 목의 회전과 고정된 자세가 반복되면 작은 충격이 누적되어 후방종인대골화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초기에는 손끝이나 팔의 저림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하면 점차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경우에는 척수 압박이 심해지면서 다리 저림이나 보행장애까지 동반되며, 마비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말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후방종인대골화증은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신경압박이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환자의 증상과 신경압박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저림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되는 경우, 근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기는 경우, MRI검사에서 척수 압박이 뚜렷하게 확인되는 경우, 보행 장애나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주로 후방 신경감압술과 골유합술로 진행된다. 후방 신경감압술은 척수를 압박하는 원인이 되는 석회화된 후방종인대를 직접 제거해 신경이 압박받지 않도록 하는 수술이다. 이 과정에서 척수 주변 조직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고도의 정밀함과 경험이 필요하다. 신경감압술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될 수 있지만, 종종 척추의 불안정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골유합술을 병행하게 되는데, 이는 금속 나사와 연결봉을 이용해 불안정한 척추를 단단히 고정하는 방법이다. 골유합술은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여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을 줄이고 환자의 일상 복귀를 돕는다.
◇골프를 즐기며 목 건강을 지키는 방법= 골프를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목 건강을 지키는 습관이 중요하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스트레칭은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윙 동작에서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하체의 힘을 활용해 부드럽게 스윙하고 상체와 목에 불필요한 긴장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리하게 목을 고정하거나 과도한 회전동작이 반복되면 경추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사소한 증상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났을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반복되는 증상은 단순 피로가 아니라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방종인대골화증은 초기 증상이 가벼워 방치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작은 저림도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프를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척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척추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고,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다면, 안정적이고 강한 스윙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건강한 척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인생 최고의 스윙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