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병원은 왜 로슈진단 ‘네비파이’를 선택했나?

다학제 진료 시스템 효율적 운영과 환자 데이터 통합 관리 장점 적극 활용 심병용 암병원장 “진보된 디지털 기술로 암 환자 생존 기간과 완치율 개선”

2025-02-03     오인규 기자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2022년 기준, 국내 암 임상시험 분야에서 10위권 내 병원으로 다양한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의 1, 2상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폐암 임상시험은 국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성빈센트병원은 암 환자를 위한 다학제 진료와 협진 체계가 굉장히 활발한 병원으로, 내원하는 암 환자 수가 크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공백이 업무 인력 부족 문제로 이어지면서, 다학제 진료를 위한 회의 준비 등 원활한 협진 환경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꾸준히 원활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첨단 기술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생겨났고, 로슈진단의 디지털 진단 솔루션인 ‘네비파이’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심병용 암병원장<사진·종양내과>은 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네비파이 솔루션으로 암 환자 협진 체계를 강화하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성빈센트병원은 임상적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인 네비파이 튜머보드와 유전자 변이의 해석을 돕는 정보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 네비파이 뮤테이션 프로파일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다학제 의료 서비스 표준화 운영의 거점 센터 구축을 비롯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학제 진료 시스템은 암 치료에 있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때, 종양내과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항해사’ 역할을 담당한다. 네비파이 솔루션의 이름 역시 ‘길을 탐색하고(navigate) 명확하게 한다(clarify)’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은 이와 뜻을 같이한다.

심병용 원장은 “암은 한 가지 분과의 의견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전문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결합해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는다면 환자의 치료 예후를 높일 수 있다”며 “네비파이 솔루션을 통해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면 환자 예후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폐암과 대장암을 시작으로 네비파이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여러 분과에서 치료가 이뤄지는 상대적으로 협진이 매우 중요한 암종이기 때문이다.

폐암과 대장암 시작으로과별 환자 치료 방향 편리하게 논의

심병용 원장은 “폐암과 대장암은 방사선의학과, 외과, 종양내과 등 세 곳 이상의 과가 모여 한 환자에 대해 논의하고, 세 가지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거나 두 개를 우선 진행하는 등 다양한 치료가 시행된다”며 “네비파이 솔루션을 통해 여러 과가 한데 모여 환자 치료 방향에 대해 편리하게 논의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네비파이 솔루션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환자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어떠한 정보를 축적해나가려면 일일이 의료진의 눈과 손을 통해 조사하고 수집된 정보를 정리해야 했다.

심 원장은 “그러나 네비파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이러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암 치료와 약제에 대한 연구 데이터 역시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에 이를 이용한 많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지난해 성빈센트병원은 한국로슈진단과 정밀의료 활성화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한편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을 도입할 시점에는 항상 허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이겨냈을 때, 환자를 위한 보다 편리한 의료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심 원장은 “새 기술이 도입되는 시점에는 과거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활발하게 사용되는 로봇 수술도 일부 의료진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지금은 로봇 수술이 없는 대한민국의 의료를 상상할 수 없다”며 “(네비파이도) ‘왜 우리가 먼저 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처음이 있고 선구자가 있는 법이다. 기술을 적절하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병원 내 진료 비중 70% 암 진료로 구성, 암병원 활성화 목표

또한 첨단 기술은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 시스템에 적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되어 날개를 달아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올해의 목표를 묻자 그는 “현재 의정 갈등 사태로 인해 의료진 업무 부담이 높은 상황인데, 다학제 진료 시스템 운영 수준을 그 이전으로 다시 끌어올리고 병원 내 진료 비중의 70%를 암 진료로 구성해 암병원을 활성화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이어 심병용 원장은 “네비파이 솔루션과 같은 진보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원내 인력이 부족해도 진료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든 분과 내 구성원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병원으로 나아가고 싶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과 완치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